[경기시론]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문재인 정부
[경기시론]미국 중간선거 결과와 문재인 정부
  • 경기신문
  • 승인 2018.11.1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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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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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정치평론가·명지대 교수
신율 정치평론가·명지대 교수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났다.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은 8년 만에 하원을 다시 장악하게 됐다. 우리가 조직을 이끌 때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꼽는다면, 인사권과 재정권을 들 수 있다. 그런데 미국의 하원은 예산권을 갖고 있다. 그래서 하원을 장악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렇듯 우리가 미국 중간선거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가 우리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재 문재인 정권이 안고 있는 과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경제의 난맥상 해결이고 다른 하나는 미북관계 개선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두 가지는 모두 미국과 관련돼 있는 사안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먼저 우리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중 무역 분쟁이 중간선거 이후 어떻게 변할 지부터 생각해 보자.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 모두는 중국에 불만을 갖고 있다. 피터 리브스크 전 홍콩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소장이 “중간선거 결과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생각을 바꾸진 못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중국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지금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만 봐도 그렇다. 더구나 미국 의회는 대통령의 외교 통상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서 생각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 중국 압박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게 전개될 경우, 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도 더욱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미북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이 부분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미북간의 관계 진전이 상당히 더뎌질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 두 가지 주장은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있다.

먼저 대북정책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의 근거는,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데 일치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지금 미국이 북한을 다루는데 있어 돈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즉, 자금이 소요될 경우, 예산권을 쥐고 있는 하원의 역할이 중요하게 되고, 그래서 민주당의 입장이 중요하게 되지만, 재정이 투입되지 않는 사안의 경우,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주장도 나름 근거가 있다. 미국 하원은 이른바 감독 청문회를 열 수 있다. 민주당 역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주장하고 있긴 하지만, 트럼프 식 접근에 무조건적인 찬성을 보내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민주당은 이른바 감독 청문회를 열어 트럼프의 대북 정책을 들여다 볼 가능성이 높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위원과 같은 미국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이, “종전 선언의 의미가 무엇인지, 미국은 북측에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 비핵화 진행 검증은 어떻게 하는지 등 세부적인 정보를 요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물론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됐다고 당장 청문회를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고, 트럼프의 대북정책의 문제점이 드러난 것도 아직은 아니기 때문에, 청문회 개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과 같이 북한의 핵실험 유예 정도의 선을 유지하면서 미북간의 줄다리기가 지루하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사실인데, 트럼프가 서두를 것이 없다는 말을 반복하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그리고 이번 미북 고위급 회담이 연기된 것만 봐도 그렇다.

만일 그렇다면 연내 김정은 답방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미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김정은의 답방을 추진했다가는, 우리가 미국의 속도조절 요구를 무시하는 것처럼 비쳐져 문재인 정권은 곤란한 입장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현 정권의 대북 정책도 정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경제 문제의 수렁에서 빠져 나오는 것도 쉬워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문재인 정권이 치러야 하는 시험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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