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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지지율과 이영자

유명인의 이름을 딴 신조어는 주장을 선명히 전달할 수 있고 파급력이 커 정치권 프레임 싸움에 자주 사용된다. 개그우먼 이영자 이름이 회자되고 있는 최근의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이같은 이름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설명하면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문 대통령 지지율이 20대, 영남, 자영업자에서 굉장히 낮게 나오고 있다”며 이를 ‘이영자(20대·영남·자영업자) 현상’이라고 정의한데서 비롯됐다.

물론 신조어 출연은 과거에도 많았다. 이명박정부가 초대 내각을 구성했을 때 뜬금없이 영화배우 고소영 이름이 회자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각 인선에서 자신이 졸업한 ‘고’려대와 장로로 재직 중인 ‘소’망교회, 고향인 ‘영’남 지역 출신을 대거 발탁하자 그 앞 글자를 따서 ‘고소영 내각’이라는 이름이 붙었던 것이다. 학연, 지연을 동원한 정부의 편향된 인사를 꼬집은 말이었다. 이어 강남에 땅이 많은 부자들로 구성된 내각이라는 의미로 ‘강부자 내각’이라는 별명도 따라붙었다. 실망과 조롱이 담긴 이들 신조어는 세간의 화제가 됐고 청와대가 나서 고소영 내각이 아니라고 해명했을 정도로 국정 운영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

하지만 과거와 지금이 다른것은 분명있다. ‘고소영’이 정부의 편중된 인사와 코드정치에 대한 여론의 호된 질책이라면, ‘이영자’는 지금 삶이 힘들고 고단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정부가 돌아봐야 한다는 쓴소리기 때문이다. 20대와 자영업자들은 문재인정부 집권 초반 핵심 지지층이었다. 이들의 이탈은 고용 악화와 경기 침체로 큰 타격을 입으면서 일자리 정부에 대해 이들이 품었던 기대감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래서 그런가? 어제 리얼미터 조사결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37.6%를 기록하며 9주 연속 하락했다. 삶의 일선에선 20대 청년들의 비명 소리는 어느 때보다 크다. 취업난과 미친 집값, 상대적으로 적은 임금 등 경제적 고난까지. ‘이영자’ 현상을 야권이 만든 프레임이라고 치부할 게 아니라 왜 이 같은 신조어가 나왔는지 무겁게 받아들여야할 시점 아닌지.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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