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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엄동설한, 노숙인들에게 관심을

 

필자는 한 노숙인 쉼터에서 3년째 매주 2번 정도 배식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200여 명이 식사를 하고 있다. “맛있게 드세요. 건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데 처음에는 대부분의 분들이 반응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이 먼저 반가운 인사를 하며, 껌도 건네주곤 한다.

사람이 사는 곳이라면 어느 나라든 노숙인이 있기 마련인데 세계 여러 나라의 노숙인 관리 정책도 다양하다.

헝가리 헌법은 ‘공공장소에서의 일상적인 거주’를 금지하고 경찰에게 거리에서 노숙인의 소지품을 압수할 권한을 부여한다. 피난처 입소를 거절한 노숙자들은 공공 근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벌금이 부과되는데 내지 않으면 감옥행이다. 핀란드 정부는 이미 80년대 후반에 노숙인의 문제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인지해 집과 사회 안전망을 가장 먼저 제공한다. 그런 이후에 노숙자가 차곡차곡 성장하도록 도와 사실상 노숙자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캐나다는 ‘주거 우선’ 전략을 세워 노숙인이라면 알코올중독, 정신질환을 따지지 않고 주거를 제공한다. 보통 방 한칸의 깔끔한 아파트가 제공된다.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주 정부가 비영리단체와 합동으로 멤버십제도를 기반으로 하는 노숙인 야영지(Dignity Village)를 만들었다. 노숙인 야영지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폭력, 절도, 약물이나 알콜 섭취 금지 등의 지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야만 하며, 이 곳에서 일을 하고 마을복지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규칙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이제 곧 엄동설한이다. 잠잘 곳이 없는 노숙인들에게 가장 힘든 시기다. 이에 최근 수원시가 겨울철 한파에 대비해 노숙인 특별보호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대책은 보호 안전망 구성, 현장대응반 운영, 임시보호소 마련, 응급의료 지원 등이다. 노숙인 보호안전망 구성에는 노숙인 자활 시설(4개소), 노숙인종합지원센터, 119 구급대, 경찰 지구대, 협약 체결 의료기관, 수원시 해병대전우회 등이 참여한다.

정신과 전문의, 위기관리 상담요원 등으로 구성된 현장대응반은 11월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운영된다. 핫팩, 침낭, 겨울옷 등을 지원하고 현장 중심의 보호 지원 체계를 강화해 위기상황에 대비한다. 수원다시서기노숙인종합지원센터·수원역 ‘꿈터’에 마련된 임시보호소는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중점 운영된다. 휴식 공간(난방)과 응급의약품, 식수 등 긴급 구호 물품을 제공한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유럽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노숙 재활프로그램과 법적 기반을 마련해서 그들만의 공간에서 스스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삶의 의지를 다시 불러일으키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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