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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투자 사기 휘말린 교사들 ‘냉가슴’

“필리핀 개설 허가권 받았다”며 모집한 女 구속상태
대출까지 알선한 수원 사립高 행정실장은 징계처리
고액 배당 유혹 넘어간 피해자들 원금도 못찾고 끙끙

수원의 한 명문 사립고등학교 교직원들이 필리핀 마닐라에 신규 개설되는 카지노에 단체로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한 사실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 학교 행정실장 A씨가 교사들에게 주도적으로 투자를 권유하고, 심지어 교직원 공제조합을 통해 대출을 알선하는 등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가 이자는 고사하고 원금조차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필리핀에서 카지노 개설 허가권을 받았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던 C씨(47ㆍ여) 는 이 사건으로 현재 구속수감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 해당 학교와 피해 교직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교사들이 사기에 휘말린 것은  C씨가 필리핀 정부로부터 지난 2010년 카지노 개설 권리를 받아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행정실장 A씨에게 접근해 투자를 권유하면서다.

A씨는 2013년부터 이듬해까지 “카지노에 투자하면 높은 배당을 받을 수 있다”며 이 학교 교사를 비롯해 지인 수십명에게 투자를 권유해 적게는 5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끌어모아  C씨에게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금이 없는 교사들을 위해 교직원공제회를 통해 싼 이자로 대출을 받아 투자하면 높은 이율을 받을 수 있다며 대출까지 알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지노 공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이자는커녕 투자금까지 돌려받지 못하게 됐고, 교사들은 주변의 비난 등을 이유로 냉가슴만 앓고 있는 상황이다.

 C씨가 올해 초 이 사건으로 인해 한 투자자로부터 사기로 고발당해 수감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 학교를 졸업한 한 동문은 “교사들이 카지노에 투자했다는 것 자체가 비난 받을 일이다. 창피스럽다”고 전했다.

행정실장 A씨는 “이 건으로 수년전 학교로부터 징계를 받았고 현재 성실하게 채무를 갚고 있는 상황”이라며 “교사와 투자자들에게 사전에 충분하게 설명을 했고 신중히 판단하라고 조언했지만 결국 나만 고통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사들도 급여 외에 부동산 등을 통해 수입을 얻을 수는 있지만 품위유지의 의무가 있다”며 “상황을 파악해 보겠다”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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