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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부부관계가 변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암입니다”

의사의 심각한 표정에서 이미 뭔가 잘못됐음을 느꼈다. 순간 몸에서 힘이 빠진다. 그리고 가족 얼굴이 떠오른다.

여러분이 이런 상황이라면, ‘암’이라는 무서운 질병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하겠는가? 만약 당신이 독신이라면 생존율은 급격히 낮아진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마르티네스 연구진은 2000~2009년 10년 동안 남성 암 환자 39만 3천470명, 여성 암 환자 38만 9천697명을 대상으로 2012년까지 추적 조사를 했다. 그 결과 기혼 남성 암 환자보다 독신 남성 암 환자 사망률은 24% 높았고, 기혼 여성 암 환자와 비교하면 독신 여성 암 환자 사망률은 17% 높았다.

2007년 일본 쓰쿠바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혼 남성보다 독신 남성은 관상동맥질환 3.5배, 호흡기질환 3.3배, 뇌졸중 2.3배 높게 나타나는 등 질병 위험도가 2배 정도 높았다.

기혼 여성과 비교하면 독신 여성은 관상동맥질환 1.2배, 호흡기질환 2배 등 질병 위험도가 1.7배 높게 나타났다. 1921~2001년, 80년 동안 1천500명을 추적 관찰한 스탠퍼드대 심리학 교수 루이스 터먼 박사는 터먼 연구를 통해 행복하게 오래 사는 방법을 제시했다. 그 중에서 결혼 생활과 관련된 2가지 내용이 있다.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하는 것이 장수에 유리하고 결혼 생활이 행복한 사람은 성실했고, 더 건강한 환경과 관계를 맺을 줄 안다는 내용이다.

부부관계는 개인의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발생하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을 많이 한다.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거나, 폭식하는 등 위험 행동 가능성이 커진다. 하지만 좋은 부부관계에서는 지지와 격려를 통한 스트레스 감소, 좋은 음식을 먹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행동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부부관계가 좋을수록 배우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배우자의 건강 이상 신호를 빨리 발견할 가능성도 커진다.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비결로 운동, 식습관 등을 이야기하지만 이것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좋은 부부관계이다. 좋은 부부관계는 신체뿐만 아니라 우리의 인지와 판단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경험을 한다. 그 경험들이 누적되어 ‘기억’으로 남는다. ‘과거’에 저장된 기억은 ‘현재’ 일어나는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런데 우리는 기억을 저장하는 곳(좌뇌)과 인출하는 곳(우뇌)이 다르다. 과거를 회상하면서 현재의 대상을 인지하고 상황 판단을 하는 것, 즉 생각에는 시차가 발생한다. 우리는 과거를 회상하는 순간에도 현재의 정서와 관계를 벗어난 순수한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가져오기 어렵다. 이것이 기억 속의 속임수, 생각의 속임수를 부르는 근원이고 과거가 변화하는 이유이다.

좋은 부부관계에서 저장되는 긍정적인 기억은 현재의 판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과거 부부관계에서 불편한 기억이 저장되었더라도 현재 부부관계에서 어떤 감정이 발생하는가에 따라 과거의 기억은 변화하고 현재 삶의 판단 기준과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한다.

즉 과거에 어떤 관계였든 현재 우리 부부가 어떤 감정을 공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부부의 행복이 결정된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은 바꿀 수 있다. 과거 상처를 치유하는 시점은 결국 현재이다. 과거 상처에 대한 기억을 현재에서 수정함으로써 생각이 변화하는 것이다.

좋은 부부관계는 과거의 기억과 감정, 현재의 생각과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뿐만 아니라 좋은 부부관계는 수명에도 영향을 미친다. 터먼 연구에 따르면 독신이나 재혼한 남녀보다 한 배우자와 결혼을 유지하는 남녀가 가장 장수한다는 결과가 있으며 국내 연구인 삼육대 천성수 교수 논문에 따르면 이혼남녀의 평균수명이 배우자가 있는 남녀보다 8~10년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중요한 것은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현재다. 현재 우리 부부관계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 모두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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