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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대표도서관은 추진되어야 한다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원회는 지난 10월 22일, 광교신도시 내 6천824㎡ 부지에 1천344억8천만 원을 들여 4만㎡ 규모(지하 4층, 지상 5층) 대표도서관을 건립하는 안건을 예산 낭비와 규모의 적절성 등을 문제 삼아 심의를 보류했다. 도서관 시설이 4만㎡이면 서울의 국립중앙도서관보다 큰 규모다.

그런데 왜 의회에서 재심의를 집행부에 요구하는 일이 일어났을까. 아마 그것은 대표도서관의 실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실제로 선진 외국의 광역자치단체 공공도서관을 보면 대부분 100년 이상 오랜 기간 자료를 축적하면서 운영해 왔다. 그렇게 되면 기존 도서관 시설의 한계가 오고, 새로운 도서관을 건립해야 하는 명분이 생긴다.

인구 9백만 규모의 일본 오사카부(府)의 경우도 1996년에 면적 30,770㎡ 규모의 중앙도서관을 건립하였다. 그 시기 새로운 도서관을 건립한 것은 이미 1904년부터 축적된 부립도서관 자료가 120만 규모가 넘어 대형 보존서고가 필요하였고, 동시에 부립도서관 기능 강화 목적도 있었다. 또 최근 중국 상해 푸둥 지역에 건립하는 새로운 상해신도서관도 시설면적이 10만㎡가 넘는 초대형 도서관이지만 장서가 5천만 권이나 되어 건립의 타당함을 뒷받침하여 준다.

그러나 건립 추진 중인 경기도 대표도서관은 이러한 실체적 타당성은 약하고, 도서관법에 따른 장래 가능성에만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약점인 것 같다.

사실 집행부가 주장하는 도서관 정책 기능은 직원 10명 정도 사무실 하나와 회의실 1∼2개 정도면 충분할 것이다. 그리고 서고에 보존할 자료도 아직은 별로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도서관 장서는 오랜 기간 전문 사서들의 노력으로 축적되는 것이지 예산만 있다고 단기간에 확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렇게 보면 새로 건립하는 도서관이 개관한다면 상당 기간 인근 광교 시민들의 시립도서관 공간으로 될 가능성이 커진다. 아마 광교 시민들은 이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경기도의 많은 예산이 자칫 특정 지역 시민에게만 혜택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의회도 이를 우려하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도서관 이용자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공공도서관 이용자가 줄고 있다고 한다. 도서관 관계자들은 그 원인으로 학생층 인구감소와 노령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 인구 환경변화로도 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도서관이 새로운 이용자 수요 창출을 위해 노력하여야 하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경기도가 대표도서관을 직접 운영하면서 공공도서관 발전을 위하여 적극적인 기여를 하게 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특히 지방자치시대가 시작된 지 20년이 넘은 시점에서 그 지역 특성을 고려한 도서관 발전을 위하여 광역자치단체가 도서관을 설립하여 운영하는 것은 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한 일이다.

경기도도 곧 공공도서관 400개 시대가 될 것이며, 과거처럼 중앙정부 산하 국립도서관만 바라보면서 획일적인 지원 협력을 바라는 것도 한계가 있고, 지방자치제도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공동도서관의 발전은 지방자치의 성숙도와 비례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우려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대표도서관은 하루빨리 건립되어야 한다. 아직 대표도서관 실체가 없기 때문에 지금 시작해도 한참 늦은 출발이다. 대표도서관 건립과 관련하여 드러난 모순과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좋은 방안을 찾아야 한다. 선진국 광역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도서관을 벤치마킹하는 기회도 갖고, 다양한 공론장을 열어 주민의 의견도 들어야 한다.

경기도가 대표도서관 건립을 추진한 지가 이미 10년이 넘었다. 특히 2008년도에는 도 교육청이 수원에 14,900㎡ 규모 대표도서관을 건립하고도 평생학습관으로 변경하는 등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앞으로 시설 규모 문제로 또다시 시간만 지체한다면 만시지탄이 될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사람이 도서관을 만들지만, 도서관은 미래를 만든다. 다음 세대를 위해서 경기도 대표도서관은 더 미룰 수 없는 절대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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