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3 (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문화유산여행]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희망등불 띄우다

 

 

 

황금 돼지해가 밝았다. 그렇지만 광화문광장은 주말마다 집회 인파로 혼잡스럽다. 밀린 차안에 갇혀 오늘은 또 어떤 집회를 하나 관심 있게 들여다보곤 한다. 차가 밀려 가끔은 짜증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자신들의 요구를 이렇게 당당하게 드러낼 수 있다는 사회가 되었다는 부분에서는 대한민국이 좀 더 나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오늘은 대한민국을 좀 더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기 좋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에서 세종로를 바라봤을 때 광화문 광장 왼편에 자리하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상설전시는 제 1전시실부터 제 4전시실까지 4개의 전시영역으로 구분된다.

제 1전시실은 개항기부터 광복까지 다룬 대한민국의 태동에 대한 전시실이다. 전시실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끄는 것은 태극기이다. 고종임금께서 조선의 외교고문으로 지낸 미국인 데니에게 하사한 것으로 알려져 데니 태극기로 이름 붙여진 4괘와 태극문양의 태극기도 눈에 띄지만 그 보다 눈길을 당기는 것은 태극기에 잔뜩 글씨가 새겨진 태극기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태극기는 애지중지 떼가 묻지 않도록 늘 깨끗하게 보관함에 따로 보관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해 태극기에 무엇인가 글씨를 쓴다는 것은 상상도 못해봤던 일이다. 그런데 어떤 정형화 된 규칙도 없이 하얀 바탕에 잔뜩 글씨가 새겨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문과 한글이 뒤섞여 있다. ‘굿세게 싸우자’라는 글귀로 봐선 결의를 다지는 서명들이다. 바로 한국 광복군 서명문 태극기이다.

김구선생님의 서명이 들어간 태극기도 눈에 띈다. 뒤로 돌아가 보니 태극기에 제목을 붙인 것처럼 붉은색으로 한자를 수놓은 태극기가 발길을 붙잡는다. ‘不遠復(불원복)’이라는 한자가 새겨져 불원복 태극기로 이름 붙여졌다. 이 태극기는 조선말 전남 구례일대에서 활약한 의병장 고광순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극기이다. ‘불원복’은 머지않아 국권을 회복하는 뜻이다.

태극기에 새겨진 글귀들을 보고 있으려니 당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미약하게나마 느껴진다. 그 결의들이 쌓이고 쌓여 ‘불원복’이 마침내 빛을 발휘한 것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제 2전시실은 대한민국의 기초를 확립한 시기로 ‘대한정부수립’과 ‘6·25전쟁’, ‘국민국가 토대구축’이라는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이 곳에서는 흥남철수작전 때 2천명의 승선정원의 배에 1만4천여명의 피난민을 태우고 거제도까지 이어졌던 빅토리호의 내부를 모형화한 전시품이 눈에 띈다. 단 한명의 사상자도 없이 5명의 아이까지 새로 태어난 배 안에서의 상황을 하나씩 살펴보고 있자니 지금 우리가 저안에 있었다면 어땠을 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된다.

6·25전쟁은 교과서로만 배운 전쟁이다. 그래서 현실감각은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몸에 작은 상처하나만으로도 병원 응급실을 찾은 지금의 우리는 6·25전쟁의 고통을 감내하고 지금까지 대한민국을 성장시켜 온 우리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의 아픔을 그저 감사함으로 대신 할 뿐이다.

제3전시실과 제4전시실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그리고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3전시실 입구에서 만난 당시 이슈들의 키워드들이 눈에 들어온다. ‘새마을’, ‘싸우면서 건설하는 해’, ‘프로야구 개막’ ‘대학가요제’ 등 이 키워드들로 인해 당시의 상황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4전시실을 거쳐 나오면 마지막에 희망 등불 만들기라는 코너가 자리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어떤 희망등불을 띄울 수 있을까. 현 정부에 요구사항이 많다는 것은 반대로 실망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우리 대한민국은 잘 헤쳐 나가고 있다. 황금돼지 해가 시작된 2019년 1월,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힘내라 대한민국’ 등불을 함께 띄워 보는 것은 어떨까.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