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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만점 ‘동네서점’ 노크 추운 겨울, 책과 함께 힐링

 

 

 

1월에 떠나는 책방 여행

우리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거닐다보면 ‘여기에 서점이 있었는데 없어졌네?’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이렇듯 요즘은 주변에서 서점을 찾아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만화책, 소설책을 대여해 주던 책방들도 하나둘씩 사라져 더이상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근 독특한 테마를 갖춘 다양한 모습의 동네서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전 책방의 정취를 되살릴 수 있는 것.

따뜻한 커피한잔의 여유와 책을 함께 읽을 수 있는 장소가 있다면 추운 겨울, 힐링의 시간을 보내는 데 제격이다.

경기도내 곳곳에 위치한 개성 넘치는 동네서점과 특별한 독서공간을 알아보자.
 

 

 

 

 

눈부신 서른 살의 겨울 ‘수원 서른책방’

서른 살 청년 2명이 운영하는 동네서점 겸 카페
대부분 독립출판 서적… ‘나만의 소설 쓰기’ 눈길


수원시 영통로 174번길의 큰 길을 걷다가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가로 향하다 보면 조용한 거리 한켠에 있는 듯 없는 듯한 서른책방이 자리한다.

‘COFFEE BOOK’이라고 쓰인 작은 간판이 없었더라면 무심코 지나갈 법한 평범한 길에 위치해 있다. 이 책방 앞에 가만히 서서보니 그제서야 스케치북만한 입간판이 하나더 보인다.

‘서른’, 그 시절을 지낸 사람들에게는 아련하면서도 진하게 다가오는 감성 넘치는 이름이다.

책방안에 들어서니 한 면을 채운 책장이 한 눈에 들어섰다.

한번쯤 들었을 법한 유명한 책도 보이지만 대부분 독립출판 서적들이 빼곡하다. ‘세상만사 그대로’, ‘이달의 남자’, ‘신춘문예 낙선집’ 등 서툰 디자인과 투박한 표지로 돼 있는 책들이지만 대형서점에선 찾아 보기 어려운 조개 속 진주 같은 책들이다.

책 표지에 붙은 저자의 친필 메모를 읽다보면 그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공감이 된다.

책방 이름처럼 서른 살 청년 두명이 운영하는 동네서점 겸 카페로 향이 짙은 커피와 도넛을 먹으며 감성 풍만한 책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또 이 책방에서는 책속의 시, 문장을 자신만의 노트에 담는 ‘독서, 필사모임’, 소설을 쓰고 싶은 분들을 위한 ‘나만의 짧은 소설 1편 완성하기 미니픽션’ 등 다양한 클래스도 운영하고 있어 재미를 더한다.

자신이 읽은 책을 ‘책방 릴레이’코너에 있는 책과 교환도 가능해 다양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다.
 

 

 

 

 

풍성한 이야기를 품은 동네서점 ‘의정부 인생서점’

의정부 민락동 아파트 숲에 있는 동네 사랑방
동화책 읽기 모임의 엄마들 북 콘서트 열기도


의정부 신도시 민락동 아파트 숲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거나 삶의 방향을 잃은 사람들에게 책을 통해 길을 찾게 하고자하는 인생서점이 들어섰다.

이 서점이 추구하는 방향은 동네서점인 만큼 동네 사람들이 찾는 책, 좋아하는 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주로 오전에 엄마와 아이들이 서점을 찾고 모임을 진행하다보니 동화책과 그림책 등이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서점안에서 그림책 다음으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책장 곳곳에 붙은 메모다. 책 속의 공감 가는 문장이나 짧은 서평이 손 글씨로 정성스레 적혀있다. 메모지를 읽다보면 책을 선택하는데 도움이 된다. 배려심 깊은 주인의 뜻도 이해할 수 있다.

서점이 귀해진 시기에 주택가의 작은 동네서점은 존재자체로 의미가 있다. 서점을 공유공간 삼아 모임을 만들고 서로의 재능을 나누며 지역사회와 소통해 나가는 공동체 활동의 출발점으로써 주목 받기 때문이다.

인생서점 역시 동네의 특별하고 풍성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동화책 읽기 모임의 엄마들이 옛이야기 교수를 초빙해서 특강을 열기도 하고 필사 모임 회원들이 작가를 초대해 북 콘서트를 연다.

책과 함께 곁들이는 진한 커피만큼이나 향기로운 서점이다.
 

 

 

 

 

그림책과 인문학 ‘과천 타샤의 책방’

그림책 만든 타샤 튜터 닮고 싶은 동네책방
과천의 복합문화공간… 인근지역 소문 자자


과천의 병양상가 1로에 있는 타샤의 책방은 주로 그림책을 다루고 있다. 자연을 벗삼아 어린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만든 타샤 튜터처럼 한평생 책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타샤의 책방’으로 이름을 지었다.

책방안에 들어서면 하늘색 책장과 각양각색 소품들이 눈에 들어온다. 예약 주문된 책이 여행 가방에 담겨있는 모습은 인상적이다. 여행을 떠나는 기차, 버스안에서 읽을 책들을 예약해 논 것.

타샤의 책방은 기본적으로 책을 판매하는 서점이지만 음료와 함께 비치된 동화책과 소설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다양한 문화체험이 이뤄져 과천의 복합문화공간이라해도 손색없다. 특히 다채로운 모임과 워크숍으로 지역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그림책 만들기’, 악어엄마 작가와 함께 ‘악어 만들기’ 등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재미있는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성인 대상의 다양한 강좌와 인문학 프로그램도 있다. 초·중등 학부모를 위한 한국사, 세계사 특강, 작가와 만나는 그림책 심리학 북 토크 등을 진행하고 있다.

1월에 놓칠 수 없는 강좌가 있다. 바로 ‘세상 끝까지 펼쳐지는 치마’ 저자인 명수정 작가의 창작 이야기를 듣고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시간이다.

좌방이 위치한 과천부터 인근지역 엄마들까지 이미 소문이 자자한 동네 책방이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책의 숲 ‘파주 지혜의 숲’

책의 메카 파주출판도시 랜드마크 ‘지혜의 숲’
기증도서 빼곡·24시간 개방… 편의시설도 다양


우리나라에서 책의 메카로 불리는 파주출판도시에는 ‘지혜의 숲’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책의 모든 출판과정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 곳을 방문하면 높은 천장까지 닿은 웅장한 서가와 셀수 없이 다양한 책들이 광대하게 느껴진다. 마치 책의 숲에 던져진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혜의 숲은 3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각각 지혜의 숲 1·2·3으로 불린다.

‘지혜의 숲1’은 학자, 지식인, 전문가들이 기증한 도서가 소장된 공간이다. 일반적 카테고리별 분류가 아닌 기증자별 서가를 운영해 기증자가 평생 읽고 집필한 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지혜의 숲2’는 출판사들이 기증한 도서로 구성돼 있다. 출판사별 분류를 통해 우리나라 출판의 흐름과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혜의 숲3’은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의 로비를 겸하고 있다.

출판사, 미술관, 박물관에서 기증한 도서들로 꾸며져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한밤 중에도 책과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지혜의 숲에는 북소리 책방과 헌책방 보물섬, 카페와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아담하고 예쁜 책방 & 북스테이 ‘양평 산책하는 고래’

아담하고 예쁜 동네서점 SNS용 사진 기대할 만
비밀 다락방에서 책 읽는 듯한 북스테이룸 운영


금강산을 방불케 하는 용문산을 향하다 보면 조용한 전원주택 단지가 있다. 그 속에 아담하고 예쁜 동네서점 ‘산책하는 고래’가 있다.

작은 문을 열고 한발 내딛으면 온통 책 세상이다.

보물찾기하듯 이곳저곳 책장을 살피다 마음에 드는 책을 골랐다면 창가 테이블에 자리잡아 겨울의 정서를 즐겨도 좋다.

책을 사면 진한 향의 커피는 무료로 제공된다.

SNS용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 서점은 감성적으로 꾸며져 있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여 수 많은 ‘좋아요’를 기대해 볼만하다.

산책하는 고래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오로지 한 팀만을 위한 특별한 북스테이 공간으로 사용된다. 북스테이 룸은 서점 맨 안쪽에 있는 방으로 더블 침대와 나무 소파, 작은 책상이 있다. 바로 옆에는 그림 책방이 위치한다. 복층구조로 돼 있어 비밀 다락방에서 책을 읽는 듯한 분위기다.

아이들에게는 작고 예쁜 책방에서의 특별한 하루가 오래 기억될 것이다. 다음 날 아침에는 1층 책방 테이블에서 빵과 샐러드, 커피가 포함된 조식을 제공한다.
 

 

 

 

 

자연 속 독서 힐링 ‘별난독서캠핑장’

폐교를 리모델링한 파주 별난독서캠핑장
캠핑 즐기고 책과 친해지는 ‘독서세끼’ 인기


청정 자연 속에서 책과 함께 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이보다 더한 힐링 장소는 없을 것이다.

파주시에 위치한 별난독서캠핑장은 학생이 줄어 폐교된 채 방치돼 있던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했다. 최근에 문을 연 캠핑장답게 깔끔하고 편의 시설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 캠핑장이 사랑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책이다.

옛 학교 건물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5천400여 권의 도서를 보유하고 캠핑장을 찾은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책과 친해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아울러 가족 캠핑프로그램, 유아 청소년 체험 프로그램, 방과후 학교, 작은 도서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독서세끼’. 각종 체험과 산책을 즐기면서 저녁에는 작가와의 만남, 북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다. 캠핑장 이용객을 위한 열린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경우 자유롭게 참여하면 된다.

작은 도서관에서는 초·중고생 공부방을 열고 우쿨렐레와 한지공예 등 지역민을 위한 정기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캠핑장이 들어서고 왕래하는 사람이 늘면서 적막하던 마을에 생기를 불어 넣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고있다.

/여원현기자 dudnjsgu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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