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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금 늑장 지급, 급전 빌리는 신입생

‘3월 말부터 지급’ 달랑 공지만 뜬 한국장학재단 홈피
여윳돈 없는 저소득 가정 ‘빚 내서’ 대학 입학금 낼 판
지급시기 개선 목소리 뒷전 재단만의 방식 고수 비판

올해 대학에 입학하는 김모(19·수원)군은 450여만원에 달하는 수업료 마련을 위해 한국장학재단 홈페이지를 찾았다. 그러나 안내문에는 장학금 신청기간이 아니라는 공지만 달랑 떠 있었고, 다급한 마음에 장학재단에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3월 초에 장학금 신청을 하면 심사를 거쳐 3월 말부터 지급한다는 안내가 전부였다.

결국 김군의 부모는 비싼 수수료로 인해 한번도 이용해 본 적이 없는 카드 대출을 받아 수업료를 내야 할 처지다.

이모(19)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모의 적은 소득으로 고교생인 두 동생의 수업료도 내야 하는데다 1월 말 입학금과 수업료 등 500여 만원을 내야 하지만 장학금은 차치하고 학자금 대출이라도 받으려 문의했던 이양에게 돌아온 답변은 관련 서류 등을 갖춰 접수한 후 6주 정도 지나야 심사결과가 나오고, 결과에 따라 학자금 대출을 해 줄 수 있다는 게 전부였다.

이양은 “결국 돈을 빌릴 형편도 안되면 대학 진학을 포기하라는 것이냐”며 “무슨 정책이 이런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저소득가정 청소년들에게 교육의 기회 제공을 위해 정부가 관리하는 한국장학재단이 장학금 지급 시기를 3월 말 이후로 지정하면서 정작 필요할 때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한국장학재단은 계속되는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제도 개선 모색은 커녕 모든 대학의 입학전형이 끝나는 2월 말에야 입학과 재학 여부 등이 확인되는데다 이후 대학 측에 장학금을 직접 전달하는 재단만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무용론까지 자초하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한국장학재단의 이같은 정책에 따라 여유돈이 없는 저소득 가정 청소년들은 결국 두달 이상 급전을 빌려 수업료를 납부하는 것은 물론 고액의 이자부담까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생 자녀를 둔 한 시민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수백만원을 빌리는 것조차 힘들고 벅차다”며 “지자체에서 대학생들 부담을 줄여준다며 학자금 대출 이자를 준다고 하지만, 그보다 고액의 이자를 감내하면서 급전을 빌려야 하는 불합리함부터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은 “대학 합격자가 등록을 포기해 차순위 학생이 입학을 하는 경우가 빈번해 최종 결정되기까지 입학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보니 장학금 지급이 3월 말 이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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