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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치킨게임 ‘땡’, 상생게임 ‘큐’

 

짧고 비극적 인생을 살다간 제임스 딘이 주연으로 출연한 ‘이유없는 반항’은 누구나 공감하는 시대적 영화로, 그가 출연한 세 편의 영화 가운데 당시 청소년 비행이라는 문제적 사회현상을 잘 담아내 작품성이 가장 뛰어났다고 평가된 1950년대 걸작이다.

1955년 스크린에 걸린 영화 속 장면을 들여다보면 친구들과 학교라는 사회속에 적응 못하고 떠돌던 학생인 짐(제임스 딘)은 술을 마시고 경찰서 잡혀갔다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주디(나탈리 우드)와 플라토(살 미네오)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짐은 주디를 좋아하게 되고 그녀에게 마음을 열며 다가가자 예전부터 주디와 사귀고 있었던 남자친구 버즈가 짐에게 시비를 걸며 절벽에서 자동차 게임을 제안한다. 짐과 버즈 두 사람이 서로의 차로 절벽을 향해 달리다 먼저 차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이 게임에서 지게 되는데 여기서 버즈는 실수로 절벽에서 떨어져 사망한다.

이 장면은 미국에서 1950년대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회문제가 된 게임으로 두 운전자가 서로 정면 향해 돌진하는 코스를 잡고 질주하다 먼저 피하면 지는 게임을 비슷하게 묘사한 것으로 먼저 핸들을 꺾은 사람은 겁쟁이, 치킨으로 몰려 명예롭지 못한 사람으로 취급받았다. 그러나 어느 한 쪽도 양보하지 않을 경우 게임에서는 둘 다 자존감을 지키며 승자가 되지만, 결국 목숨을 잃거나 중상을 입게 된다.

외국에서는 의심이 많고 겁도 많아서 도망을 잘 가는 닭이 먹이로 유인해도 가까이 오지 않는 습성을 가지고 있어 닭을 겁쟁이의 대명사로 부르고 있기에 이 게임을 ‘치킨게임’이라 불렀다고 한다.

지금 한국과 일본의 초계기 갈등이 끝이 보이지 않는 미궁속으로 접어들며 먼저 피하면 겁쟁이가 되어 체면을 잃게 되는 ‘치킨게임’으로 빗대며 인터넷 검색순위 1위를 차지한적도 있다.

우리 주변에는 치킨게임의 사회현상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지난해 말 정부가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 대책을 발표했을 때 정부대책에 반발한 일부 사립유치원이 폐원까지도 감행했다. 즉, 사립유치원은 비리의 불명예를 듣느니 폐원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무단 폐원은 강력히 처벌하겠다고 맞선적이 있으며

2010년, 삼성전자를 포함한 세계적 반도체 업체들이 각자 시장점유율을 제고를 위해 손해를 뒤로하고 반도체 가격인하를 감행했다. 나중에는 현금 동원력이 막강한 삼성전자가 끝까지 버텼냈기에 타 업체들이 줄줄이 물러서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에서 최후의 승자가 된적이 있고,

2009년경부터 한국 조선업은 중국의 저가공세에 힘을 잃어가는 추세였지만 지금은 중국의 고질적 저품질로 인한 저가수주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으며 다시금 기술력이 있는 한국 조선사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발주가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물량을 받지 못하는 조선사가 대부분 중국에 집중돼있어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를 기점으로 중국과의 수주물량 '치킨게임'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금 한국과 일본의 초계기 갈등으로 인한 치킨게임은 앞서 열거한 치킨게임과 성격을 달리한다. 한일 함대 교류도 중단돼 양국 해군의 함대 사령관급 지휘관이 상대국을 방문하는 연례행사도 보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 후의 한일관계는 오리무중 안개속이다.

치킨게임은 겁쟁이라는 비난을 받는 데 대한 두려움도 있지만, 안보에 있어서는 국가와 국민을 담보로 하기에 매우 위험하고 도전적이다.

서로의 바램은 상대가 핸들을 꺾고 나는 꺾지 않는 것이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

겁쟁이라는 비난을 듣기싫어 사소한 일에 목숨이나 국가간 갈등속 위험에 나설 필요가 없다. 서로간 핸들을 꺾을 수 있는 실용적 용기가 필요하다. 대립을 피하고,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상생게임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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