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에세이]겨울을 이겨낸 봄맞이
[생활에세이]겨울을 이겨낸 봄맞이
  • 경기신문
  • 승인 2019.02.07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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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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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본소설가
양승본 소설가

2∼3살 어린 아이가 걷는 도중 넘어지면 거의 대부분이 운다. 주변에 아무도 없을 경우에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운다. 주변을 살펴보는 것은 어른들이 자신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면서 그 상대를 찾는 것이다. 스스로 일어날 수 있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일으켜 주기를 바라는 의타심(依他心) 때문이다.

영국인 알프레드 웰러스는 천잠나방이가 고치를 뚫고 나오는 광경을 보고 너무 안쓰러워 가위로 찢어서 나방이 쉽게 나올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런데 밖으로 나온 나방은 날개가 제대로 생겨나지 않았고 아름다운 색깔과 무늬도 생겨나지 않은 채 곧 죽어버리는 것을 봤다.

어린아이에게는 스스로 일어나나는 것이 겨울을 이기는 길이고 나방이에게는 스스로 고치를 뚫고 나오는 것이 겨울을 이기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효가 싹트는 것

50~60년대에는 보리 고개라는 것이 있었다. 그때 우리는 자살이라는 용어를 모를 정도였다. 그 시절 자살 1위는 덴마크였다. 선진국이었고 풍요로운 나라였다. 지금 우리는 자살율이 세계 상위에 속하는 나라가 됐다.

과거에는 어린이들에게 겨울이 많았다. 가난으로 인한 굶주림, 낙후된 생활환경 등으로 그 고난을 이겨내지 않으면 살아갈 수가 없었다. 그 어려움 속에서도 효도를 하는 자식들이 많았다. 그에 비하여 지금은 효(孝)라는 용어자체가 퇴색된 시대가 됐다.

어려움을 이기고 자라나는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효도(孝道)를 경우가 어려움 없이 부모의 도움으로 자라나는 아이보다 효도(孝道)하는 비율이 더 많은 것이다. 왜 그럴까?



사철 꽃이 피면 벌을 꿀을 모으지 않아

요즘 아이들에게는 겨울이 없기 때문이다. 풍족한 생활을 하기 때문에 저축이란 단어마저 사라진지 오래됐다. 부모가 아무리 잘 해주어도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이 예전보다 훨씬 못하다. 배가 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어야 고마움을 아는 것이지 배부른 사람에게 밥을 주어봐야 고맙다는 인사를 듣기 어렵다. 역시 겨울이 없기 때문이다. 사철 꽃이 피면 벌들은 꿀을 모으지 않는다. 겨울이 있기에 꿀을 모아 생활에 대비하는 것이다.

결국 오늘날 풍족한 생활 속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효(孝)보다는 불효(不孝)라는 단어이고 저축(貯蓄)보다는 소비(消費)라는 단어이며 어려움을 참고 견디는 생활보다는 자살(自殺)이라는 단어가 더 등장하는 사회가 되었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는 겨울이 없기 때문이다.



자립심(自立心)을 키워줘야

잘살고 풍족한 것은 참으로 좋은 것이다. 그러나 고기를 잡아주는 대신에 고기를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면서 살아가는 풍요로운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가정교육은 물론 학교 교육에서도 우리의 아이들로부터 겨울을 빼앗지 말아야 할 것이다.

모진 겨울의 눈보라를 이겨내야 봄을 만나고 그 봄을 만나야 새싹을 돋아나게 하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겨울을 이겨낸 봄맞이를 할 수 있는 풍요로운 사회를 위하여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 아이들에게 스스로 해결하수 있는 힘이 길러질 수 있도록 자립심(自立心)을 키워주었으면 하는 마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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