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지방교육자치 모델’ 싹 틔우는 시흥시
‘한국형 지방교육자치 모델’ 싹 틔우는 시흥시
  • 김원규 기자
  • 승인 2019.02.13 17:59
  • 댓글 0
  •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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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교육 1번지’ 시흥시, 교육자치 플랫폼 구축

‘혁신교육 1번지’ 시흥은 혁신교육과 평생교육의 결합을 통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역이 만드는 교육자치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교육은 스스로의 삶을 행복하게 꾸리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이 지역을 자라게 한다.

그간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학교의 역할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교육이 학교를 떠난 후에도 지속돼야 한다는 사회변화 속에서 교육의 책임이 개인에게만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이 생겼다. 그러다가 교육이 개인적인 차원을 넘는 것이라면 지역이 사람을 키우고, 그것이 지역의 교육력이 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도 커졌다. 그리고 그것은 지방교육자치의 필요성까지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교육의 생각을 키운 바탕이 혁신교육지구 사업이다.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2011년 경기도 6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시작돼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지난해에는 전국 100개 기초자치단체에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추진했고, 올해에는 135개 지자체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누가 어떤 조직의 틀에서 실행하는지는 아직 정착된 모델이 없어 자치단체들이 각자 사정에 따라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때로는 시청 소속 부서에서 혁신교육지구 사업을 맡아 하기도 하고, 교육청의 팀에서 하기도 한다. 위탁으로 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통일된 모델이 없이 각 지자체가 각자의 모양으로 수행하는 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추진력을 얻기는 사실상 어렵다. 더욱이 행정과 교육이 분리돼 있는 지금 시스템은 일관된 교육정책을 펼치기가 쉽지 않은 시스템이다.

이에 시흥시가 모든 지자체가 적용할 수 있는 지방교육자치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분리돼 있는 일반 행정과 교육 행정이 협업할 수 있는 체계 속에서 마을도 함께 들어가 지역 교육 전체를 한 판에 놓고 조율하는 센터를 구상하고 있다. 시민·지자체·교육청·학교·연구소가 이 일을 함께 하고 있고, 이들의 활동은 그대로 기록되어 지방교육자치의 역사로 남을 것이다.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 주축으로
혁신교육지구 롤모델 자리매김
‘마을교육자치회’ 구성 교육자치 실험
작년 풀뿌리 협력체계구축 공모 ‘1위’

시민·학교·지자체·교육청·전문가 등
‘공동기획단’ 조직… 함께 해법 모색
소통포럼 등 모든 과정 꼼꼼하게 기록

서울대교육협력센터와 정기적 협의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교육인프라 조성


검증받은 교육도시 시흥, 지방교육자치 ‘성큼’

시흥시가 지방교육자치에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이유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시흥시는 그간 꾸준히 교육자치에 대한 실험을 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풀뿌리 교육자치 협력체계 구축 공모사업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여기서 받은 지원금으로 군자동, 장곡동, 정왕동이 작년부터 마을교육자치회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혁신교육 분야에서도 우리나라 최고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2015년 설립된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를 주축으로 한 교육과 행정 협업시스템으로 시흥시는 혁신교육지구의 롤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시흥시가 시도하는 ‘한국형 지방교육자치모델(가칭)’이라 일컬어지는 교육플랫폼은 시흥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배움이 시흥시에 삶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흥교육 매트릭스를 구축해 연결하는 것이 골자다.

특히 우리나라 국가교육과정의 약점인 중앙집권적인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마을교육자치회’를 지원해 ‘온 마을이 지역의 아이들을 키우는’ ‘마을교육공동체’의 핵심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흥의 마을은 지역성이 공교육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2018년 10월 ‘마을교육자치회’를 만들어 마을과 학교가 협업해 실질적인 지역교육과정을 만들고, 운영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교육’을 시민 스스로 실행하는 전국 최초의 교육자치 실험실이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며 학교와 학생, 교사의 역할도 재정립되고 있다.



‘리빙랩 방식’ 도입… 기록화로 과정 자체의 ‘가치 가꿔’

시흥시는 ‘지방교육자치모델(가칭)’ 사업을 ‘리빙랩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리빙랩 방식은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곳곳을 실험실 삼아 다양한 사회 문제의 해법을 찾는 과정을 말한다. 이는 시흥시가 시도하는 지방교육자치 플랫폼의 목적과 잘 맞는다. 총 240일간 시나 교육청이 일방적으로 행정을 추진하지 않고, 마을과 학교, 지자체, 교육청, 전문가가 함께 토론하고 검증하며 지방교육자치 모델의 틀을 만들어 간다. 이 모든 과정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생생하게 실시간 공유된다.

지방교육자치 모델 구축을 위해 시흥시는 가장 먼저 일을 꾸려갈 공동 기획단(시흥 교육자치 Task Force Team, TFT)을 조직했다. 시흥시 교육청소년과와 평생학습과, 주민자치과를 비롯해 경기도 교육청, 시흥교육지원청, 시흥 행복교육지원센터, 경기마을교육연구소, 시흥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등 교육관련 기관들, 시흥시 내 초·중·고등학교 교사들이 모였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교수와 교육부 지방교육자치강화추진단까지 합류해 민관학이 함께하는 공동 기획단이 구성됐다.

기획단이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국형 지방교육자치 모델을 만드는 것, 다음은 시흥혁신교육 컨텐츠를 상품화하여 전국으로 확산할 수 있는 브랜드화 하는 것이다.

지난해 11월부터는 기획단을 중심으로 한국형 지방교육자치 모델 구축을 위한 시흥연구모임을 시작했다. 다양한 시각에서 현재를 정확히 진단하고 한국형 지방교육자치 모델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 나가기 위해서다.

이들은 지역교육 현안 중심의 열린 소통포럼을 운영한다. 올해 1월에는 ‘서울대교육협력지원센터 팀’이 서울대교육협력사업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현재 2019년 서울대교육협력사업도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와 협의하고 조율하고 있다.

기록도 꼼꼼하게 하고 있다. 지방자치교육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시흥시의 시도는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다. 논의 과정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록하기 위해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의 홈페이지를 아카이브로, 모든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혁신의 지속가능성, 2019 시흥시가 나아갈 길

시흥시는 이제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다. 이에 시는 시흥교육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서울대 협력센터와 정기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8일 ABC행복학습타운에서는 2019 시흥혁신교육협의회 1차 통합분과협의회가 열렸다. 이날은 한국형 지방자치교육 플랫폼 구축 방향과 시스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구성원들은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시흥행복교육지원센터는 시흥시 혁신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변화하는 교육정책에 부합하는 마을교육과정을 만들기 위해 마을과 학교의 허브체제를 구축하고 마을 교육자원을 발굴해 마을교육공동체를 만들고 지원했다. 시흥시에서 일어나는 모든 교육활동을 센터의 ‘원클릭시스템’으로 구축하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 특색에 맞는 교육도시 모델을 만들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 교육인프라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시흥이 만드는 새로운 교육은 사람을 키우고 지역의 교육력을 만드는 미래교육이다. 계층 간 차이는 좁히고 사람의 역량은 끌어올려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교육이다.

시흥시 모든 교육주체들의 한국형 지방자치교육의 첫 모델을 세우기 위한 비행은 이미 시작됐다.

/시흥=김원규기자 kw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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