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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선과 코스모스

                             /이정임

철로 아래 막 터지는 코스모스 사이를

폴짝 폴짝 뛰어넘는 시간들이

와르르 자빠지고 있다



내부로 몇 발작 들어왔을까

코스모스 빨간 꽃 하나가

방주(方舟)만큼 커 보인다

내가 가득히 들어앉았다

 

 

이정임 시인이 바라보는 곳에는 항상 숨겨진 이야기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삶의 굴곡이자 문턱이었고, 고통과 불행, 그리고 어찌할 수 없는 울음들이다. 이 시도 마찬가지다. ‘바라봄’과 ‘깨달음’이 중의적으로 교차한다. 시인은 늦은 여름, 철로 아래 눈송이처럼 흩날리는 ‘코스모스’를 바라본다. 그는 코스모스를 “폴짝 폴짝 뛰어넘는 시간들”로 비유하면서, 꽃잎 하나하나에 묻은 시간의 개별 흔적들을 살핀다. 먼지 하나에도 우주가 담겨 있다는 법어(法語)마저 연상된다. 이 시의 속뜻은, 빨간 코스모스 한 잎이 ‘방주(方舟)만큼 커 보인다’는 문장에서 시작하고, 그 방주 속에 시인 자신이 가득히 들어앉았다고 고백하는 문장에서 절정을 이룬다. 코스모스와 우주, 그리고 우주를 가득 유영하는 시인의 ‘바라봄’은 크고 맹렬하기만 하다.

/박성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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