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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백]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시대

 

 

 

결혼식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주례 선생님이 신랑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신랑에게 묻습니다. 예쁜 신부를 만나면 3년이 행복하고, 착한 신부를 만나면 30년이 행복하고, 지혜로운 신부를 만나면 평생이 행복하다고 합니다. 신랑은 어떤 신부를 원하십니까?” 신랑은 웃음으로 답을 대신하지만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신부라면 좋겠다는 표정이 나타났다. 다음엔 신부에게도 질문했다.

“신부에게 묻습니다. 잘 생긴 신랑을 만나면 결혼식 세 시간 동안의 행복이 보장되고, 돈 많은 신랑을 만나면 통장 세 개의 행복이 보장되고, 가슴이 따스한 신랑을 만나면 평생의 행복이 보장된다고 합니다. 신부는 어떤 신랑을 원하십니까?” 신부는 미소로써 대신하지만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신랑이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는 표정을 나타냈다.

그 중에서 한 가지만 선택하라면 당연히 세 번째를 선택할 것이다. 이렇게 지혜로운 신부와 가슴이 따스한 남자가 만나 가정을 꾸린다면 누구보다도 멋진 가정을 이룰 것이다.

‘인디언들의 결혼 축시’에도 ‘이제 두 사람은/비를 맞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지붕이 되어 줄 테니까//이제 두 사람은/춥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따뜻함이 될 테니까//이제 두 사람은/더 외롭지 않으리라.//서로가 서로에게/동행이 될 테니까//이제 두 사람은/두 개의 몸이지만//두 사람의 앞에는 오직/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이제 그대들의 집으로 들어가라./함께 있는 날들 속으로 들어가라’

소크라테스는 “남자는 좋은 아내를 얻으면 행복한 사람이 되고, 악한 아내를 얻으면 철학자가 된다”고 했다. 소크라테스의 부인은 악처로 유명하다. 어느 날, 부인은 자기 말에 상대도 하지 않는 남편에 대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자, 우물에 뛰어가 물 한 통 길어다가 남편의 머리 위에 쏟아부었다고 한다.

그래도 남편은 빙그레 웃으며, “천둥소리가 그렇게 요란하더니만, 마침내 소나기가 쏟아지는구먼” 말하고는 태연히 자기가 하던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너 자신을 알라” 또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스스로 毒盃를 선택했다. 죽음조차 두려워하지 않았던 위대한 哲人의 훌륭한 아내, 훌륭한 남편 만들기 위해선 부부 서로가 관용을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새겨 둘만 한 이야기이다. 이스라엘 속담에도 “땅을 사려거든 서둘러라, 그러나 결혼을 하려거든 시간의 여유를 가져라”라고 하듯 결혼은 심사숙고하기를 바란 것이다.

그렇지만 독일의 시인 하이네는 “결혼은 어떤 나침반도 일찍이 항로를 발견한 적이 없는 거친 바다이다”라고 했다. 결혼생활이 평탄하고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요즘은 결혼하지 않은 독신 세대가 늘어가고 있다. 따라서 아이를 낳지 않으니 인구 감소가 심각한 추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인 가구가 통계 공표 이후, 처음으로 800만 세대를 돌파했다.

‘혼밥’ 문화에 돌풍을 일으킨 일본의 인기 만화이자 드라마인 ‘고독한 미식가’에서 주인공인 고로가 지나가다 우연히 들른 음식점에서 혼자 식사를 하는 내용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홀로 음식을 먹으며 그 맛을 음미하는 감상을 남긴다.

모 방송국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또한 1인 가구로서 생활하고 있는 다양한 직종을 가진 출연진들의 일과를 꾸밈없이 보여준다.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두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등장인물들이 ‘혼자’ 보내는 시간을 즐기고 사랑한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가족이 다 함께 두레상에 모여 식사를 하는 것이 식구의 정이고 돈독한 가정을 이루는 근본이었다. 사회생활도 직장에서 회식하는 시간에 서로를 자세히 알게 되고 정이 생긴다고 했다. 이젠 결혼하는 것만이 행복의 조건이 아닌 듯하다. 급변하는 이 시대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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