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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연간 이혼 건수는 약 12만건. 3만여건이던 1980년대 초 4배에 이른다. 하루 316쌍꼴이니 날마다 ‘돌싱’이 600여 명이 쏟아지는 셈이다. 그중에는 중년 이혼도 대다수 포함하고 있다. 황혼이혼도 마찬가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둣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혼인지속기간이 20년 이상인 부부의 이혼이 3만6천300건으로 전년에 비해 9.7% 늘었다. 혼인지속기간이 30년을 넘는 이혼 건수(1만3천600건)도 10년 전보다 1.9배 급증했다. 자녀들이 자립하는 시점에 오랜 세월 쌓인 불만이 폭발해 이혼 서류를 내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성의 ‘반란’이 특히 심하다

그런가 하면 한국의 평균 이혼연령은 갈수록 높아져 남자 46.2세, 여자 42.4세가 대종을 이룬다. 올해 초 통계로는 남자 45~49세, 여자 40~44세가 더 늘었다. 50대 이상의 황혼이혼 역시 가파른 곡선을 보인다. 물론 이혼 이유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이혼이란 게 이미 형성된 관계를 해소하는 것이어서 파생되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특히 재산 문제에 있어선 더욱 복잡하다. 거기에 자녀가 어릴 경우엔 사정이 난해해 진다.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 각자의 삶을 살기위한 선책으로 ‘이혼’ 대신 ‘졸혼’이 등장한것도 어쩌면 이런 연유 때문인지도 모른다. 졸혼은 부정적인 별거와는 또 다른 개념이어서 더욱 그렇다. 2004년 스기야마 유미코가 펴낸 ‘졸혼을 권함’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졸혼은 원조격으로 영화배우 엄앵란·신성일 부부가 꼽히고 백일섭의 고백으로 노년층의 신풍속이 됐다. 최근엔 소설가 이외수씨가 43년 만에 졸혼 한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기도 했다.

가족관계 전문가들은 기대수명 100세 시대인 만큼 졸혼 형태의 부부는 앞으로 더 늘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세태를 찬찬히 보면 노년 남성의 위기가 보인다. 황혼이혼도, 졸혼도 요구하는 쪽은 여성이 압도적이어서다. 늘그막에 부부가 서로 잔소리하지 않고 각자 삶을 존중하며 즐겁게 산다는 점에서 고개가 끄덕여 지지만 ‘애들 다 크면 보자’는 아내말을 허투루 들었던 남성들 긴장해야 할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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