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수돗물의 불공평성
[자치단상]수돗물의 불공평성
  • 경기신문
  • 승인 2019.05.01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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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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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용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수돗물은 인간이 생존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래서 깨끗한 물을 각 가정이나 시설에 공급하는 상수도는 대표적인 정부의 업무이다. 수돗물이 오염되거나 부족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상수도의 보급 정도와 수돗물의 품질은 그 사회의 발전 수준을 의미한다.

일정한 수준의 깨끗한 물을 충분히 공급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취수에서 정수를 거쳐 상수도관을 설치하여 각 가정이나 시설에 물을 공급하려면 많은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상수도 공급은 주민 생활에 필수적인 기반시설이지만 설치와 관리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도시와 농촌지역에서 불공평하게 차별되는 문제가 있다.

주민들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상수도 업무는 지방자치단체인 시와 군에서 담당한다. 수도권 일부지역의 경우 팔당상수원에서 취수하여 원수를 공급하는 광역상수도를 수자원공사에서 위탁운영하고 있지만 각 지방에서 지방의 여건에 맞게 주민들에게 취수 및 정수를 통하여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체는 시·군의 상수도 사업 담당 부서이다. 주민들이 사용하는 상수도의 보급률은 행정구역내의 총인구 중에서 상수도사업을 통한 수돗물을 사용한 인구의 비율인데 2018년 현재 수원시, 성남시, 광명시와 같은 도시지역은 거의 100%에 달하고, 여주시는 88.4%, 그리고 군 지역인 가평군은 81.63%이다.

이 중에서도 인구가 밀집된 시가화된 읍 지역은 거의 모든 인구가 상수도를 통해 수돗물을 공급받지만 농촌지역인 면 단위로 가면 상수도 보급률은 현저하게 낮아져 인구의 절반도 상수도를 이용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더욱이 인구가 밀집된 도시지역이나 광역상수도로 원수를 공급받는 지역은 수돗물의 톤당 원가가 낮아지게 되나 그렇지 못한 지역은 수돗물 원가가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수도요금을 부담하고 있다. 상수도 보급과 더불어 수도요금도 차별화되고 있는 것이다.

농촌지역에 상수도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는 원인은 면적이 넓어 상수도를 공급하는 관망의 설치 및 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구도 산재되어 있어 상수도 관망 설치 등 수돗물 생산과 공급 관련 시설 설치에 소요되는 비용을 수도요금으로 충당하기에는 너무 버겁고 가능하지도 않다. 그러니 계획적으로 도시가 건설되었거나, 인구가 밀집되어 상수도 공급의 규모의 경제가 있는 곳은 충분한 수돗물이 공급되고 그렇지 못한 농촌 지역은 충분한 상수도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깨끗한 물의 공급이 주민생활에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주민이 도시와 농촌 어디에 거주하느냐에 따라 수돗물이 불공평하게 공급되는 것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더욱이 지방의 소멸이 가속화되고 있어 면적이 크고 인구가 과소한 지방에서의 기반시설인 상수도 공급은 심각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도시지역에 비해 농촌지역의 상수도 업무는 규모의 경제 부족과 지방재정의 취약성으로 인하여 기초자치단체가 그 역할을 충실하게 유지하기 어려운 근원적 문제가 내재되어 있다. 상수관망 설치 등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시·군과 같은 기초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상수도사업을 추진할 수가 없다. 수돗물 생산원가에 맞추어 요금을 부과하는 것도 농촌지역에서는 부담이고, 지방의 일반회계에서 지원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현재와 같이 시·군의 지방공기업으로 상수도 사업을 지속하게 되면 부익부 빈익빈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농촌지역 주민들이 도시지역 주민과 수돗물의 이용 및 요금수준에서 차별을 받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광역-기초 간에 현재의 상수도 업무를 조정하는 것이 한 대안일 수 있다. 즉, 농촌지역의 상수도 공급을 광역 또는 국가가 담당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

사회복지는 전국적으로 통일성을 인정한다. 전기의 경우도 지역적 차별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상수도역시 지역적 차별 없이 공급되어야 한다. 인구밀도가 적은 지역에 상수도를 공급하는 것을 시·군의 책임으로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비록 정부가 상수도 설치에 대한 보조 사업을 실시하여도 농촌에서는 그 여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비용과 기술적 부담으로 상수도 공급이 취약한 지역에 국가적 관심을 더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으로서 생활과 보건위생에 필수적인 수돗물도 지역적 차별 없이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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