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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니트족과 메뚜기족

취업 연령대이면서 직업 훈련도 받지 않고 일도 하지 않는 청년 무직자를 ‘니트족’이라고 부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청년 니트 비율은 23.58%나 된다. 이탈리아(34.46%), 그리스(33.56%), 스페인(28.90%)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높다. 그중에 직장을 구하려는 ‘구직 니트’는 통계상 실업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非)구직 니트’는 실업률에도 집계되지 않는다. 일할 의사가 아예 없는 사람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많아지면 노동 공급이 줄어 생산과 소비가 위축된다. 경제성장률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취업을 원하면서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구직단념자가 지난달 전년 동월보다 3천명 늘어난 51만4천명을 기록했다. 구직단념자란 ‘취업을 희망했으나 노동시장 여건 등을 이유로 일자리를 구하지 않은 사람 중 최근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었던 자’를 말한다. 통계청이 현재 기준으로 집계 방식을 바꾼 2014년 이래 6월 기준 최다 기록이다. 적당한 일거리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취업하려고 해도 일거리를 찾을 수 없어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다는 얘기다. 거기에 6월말 현재 실업자도 113만명으로 20년만에 최고다.

그런가하면 메뚜기족도 있다. 메뚜기족은 원래 도서관에 빈 자리가 없는 경우, 자리 주인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빈 자리에서 공부를 하다가 주인이 오면 또 다른 빈 자리를 찾아 옮겨 다니며 공부하는 대학생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 의미가 확대되어 ‘쪼개기 자리’ 혹은 ‘알바자리’ 라도 얻기 위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는 취준생을 지칭한다.

요즘 우리사회에 이런 현상이 만연하고 있다고 한다. 어쩌다 이렇게 일할 의욕마저 잃은 ‘니트족’과 일을 찾아 헤매는 ‘메뚜기족’이 동시에 늘어나는 나라가 됐을까. 근본 원인은 일자리 부족이다. 좋은 일자리는 좋은 일거리에서 나온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산업 전반의 경기가 살아나고 기업 실적이 좋아져 청년들 양질의 일자리가 언제쯤 넉넉해 질수 있으려나.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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