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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자크 프레배르

누군가 연 문

누군가 닫은 문

누군가 앉은 의자

누군가 쓰다듬은 고양이

누군가 깨문 과일

누군가 읽은 편지

누군가 넘어뜨린 의자

누군가 연 문

누군가 아직 달리고 있는 길

누군가 건너지르는 숲

누군가 몸을 던지는 강물

누군가 죽은 병원.

- 자크 프레배르, ‘절망이 벤치에 앉아 있다’ / 민음사

 

 

삶은 혼돈스럽고 번잡하다. 자연 속의 인간이거나 인간 속의 자연이거나 “누군가”들은 서로에게 상관없이 살아간다. 필요에 의해서 “누군가”들은 “누군가”에게 ‘의미’가 되었다가 ‘쓸모’가 있다가 없어지기를 밥 먹 듯하며, 삶이 이렇고 저렇고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두루마리 화장지처럼 끊어 쓰는 허위들과 ‘빈말’들의 범람이 파괴를 불러온다. 말들의 ‘사태’가 벌어지는 오늘의 뉴스는 어제의 뉴스와 다름없다. 단지 화면 속 ‘속보’의 붉은 글씨가 더 늘어났을 뿐이다./권오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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