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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에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

‘독립만세’ 외친 독립운동가 타국서 힘든 생활
영주귀국 후손들 주거안정자금 등 지원 팔걷어
경기남부보훈지청, 일반 기업과 연계 지원 지속

“혹독한 고문에도 굴하지 않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외할아버지의 뜻을 늘 가슴에 품고 살고 있어요. 힘든 중국 생활에서 벗어나 고국의 품에 살면서 추울세라 더울세라 걱정해 주시는 부모의 정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만주 무장 독립운동가 조병일 선생의 외손녀 심태순(74·수원 연무동)씨는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나 1989년 귀국할 때까지 어머니, 언니와 모진 타국 생활을 했다.

광복 후 부친이 자리를 잡기 위해 한국으로 먼저 건너갔지만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소식이 끊어졌고, 모친이 시장에서 보따리장사를 하며 번 돈으로 근근히 생계를 이었다.

해방 후 곧장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라던 기대는 54년의 시간이 지나고서야 가능했다.

심씨 자매는 부모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하루에 한끼만 먹으며 민족적 차별을 감내해야 했다.

심씨는 “1983년 이산가족 방송을 통해 아버지를 찾았지만, 귀국까지는 다시 몇 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며 “지금 조국에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 늘 행복하다”고 말했다.

보훈 당국이 심씨 처럼 독립운동가 후손들에게 주거안정자금 등 지원에 나서 호응을 얻고 있다.

14일 경기남부보훈지청에 따르면 독립운동가 후손들 가운데 도내 영주귀국한 사람은 62가구로 해방 이후 곧바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던 귀국길은 대부분 1990년대 이후에서야 이뤄졌다.

하지만 국내 정착도 쉽지 않았다. 보훈지청에서 주거안정자금을 지원하고 직업교육도 시켰지만 후손들 대부분은 저학력에다가 생활습관이 달라 국내 적응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보훈지청은 광복 74주년을 맞아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각도의 정책을 마련한다. 우선 지난 13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식에 도내 거주 영주귀국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초청해 주거환경 개선 및 생활안정자금 2억원을 전달했다.

이 기금은 ㈜GS리테일과 공동 진행한 ‘대한민국 독립역사 알리기 사업’ 수익금으로, 보훈지청은 지난 3월부터 GS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도시락에 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내용을 삽입해 인기를 끈 바 있다.

보훈지청은 앞으로 일반 기업 등과 협약을 통해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등을 통해 독립운동가와 역사 등을 시민에게 알리고, 일정 기금을 모아 지속적으로 영구정착한 독립운동가 후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귀국을 희망하는 해외거주 독립운동가 후손에 대한 발굴 및 귀국지원도 추진한다.

보훈지청 관계자는 “독립운동 후손들에 대한 지원이 여러가지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다”며 “자체적으로 다양한 사업을 통해서라도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김현수기자 kh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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