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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뒤덮은 ‘녹색의 공포’

늦더위·가뭄 등으로 저수지·소규모 하천까지 녹조 범람
수질오염은 물론 악취·농사위협에 주민들 고통 호소
농어촌공사 “단계별 대응체계 적용… 상황 예의주시”

 

 

 

폭염이 한풀 꺾였지만 계속되는 늦더위와 가뭄 등으로 경기도내 강과 호수에 대규모 녹조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도내 최대 저수용량을 자랑하며 용인시와 평택시, 안성시 일대 농경지에 농업용수로 사용되는 용인 이동저수지를 비롯해 대표 저수지와 소규모 하천들까지 녹조가 범람하면서 수질오염은 물론 악취와 농사위협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잠깐의 빗줄기가 지난 28일 용인 이동저수지와 용인 기흥저수지, 안성 고삼·금광저수지, 수원 광교저수지 등 도내 대표 수원지를 둘러본 결과 대부분의 저수지들에서 녹색 물감을 풀어 놓은 듯 온통 연둣빛으로 변해 있는 모습이었다.

녹조가 수면을 가득 덮은데다 악화된 수질 탓에 물 속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뿌연 상태였고, 붕어 등의 물고기가 폐사해 떠오르는 일이 수년째 연례행사처럼 반복되면서 악취를 호소하는 인근 주민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도내 2위 저수량을 자랑하는 안성 고삼저수지(1천521만7천톤)도 상황은 비슷해 수십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녹색으로 뒤덮인 저수지를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실상의 ‘녹조저수지’로 변한지 오래였고, 수심이 내려간 부분도 바짝 마른 흙에 녹조띠로 얼룩진 상태였다.

그나마 광교저수지는 깨끗한 물을 꾸준히 방류하는 등 방제활동에 몰두하면서 아직 녹조의 피해에서 벗어나 있던 반면 안성 금광저수지는 뒤엉킨 녹조류들에 거품까지 나고, 물고기 폐사까지 발생하면서 악취가 코를 찌르기도 했다.

김모(58·안성 고삼면)씨는 “해마다 이맘때면 저수지에서 악취가 올라와 인근 산책길을 이용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며 “다른 곳은 수질개선과 관리에 총력을 기울인다는데 수문을 개방해 녹조를 해소하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강구하든지 녹조제거와 주민불편 해소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이모(48·용인 이동면)씨도 “장마철이 지나면 저수지에 녹조가 발생하고 물고기도 여러 마리 죽어 물위에 배를 드러낸채 둥둥 떠 있는 광경을 수시로 볼 수 있다”며 “대한민국 대표 곡저평야의 주된 농수원이지만 관리를 제대로 하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녹조 현상이 활발한 시기인 매년 6~9월이면 단계별 대응체계에 따라 녹조를 제거하고 있는 상태로 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며 “악취 등 주민들의 불편 해소 노력과 함께 미처 제거하지 못한 녹조 발생구역에서는 물과의 접촉 자제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녹조는 질소·인 등 영양염류가 풍부해지고, 일조량이 많아져 수온이 오를 때 식물 플랑크톤의 일종인 남조류 필요 이상으로 대량 번식하면서 물색이 초록색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김현수기자 khs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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