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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에 볼모잡힌 지하철… 단체 결성에 정치권 끙끙

용인·수원 등 일부 대단지 아파트 중심 위원회 난립
주민 편의 최적 위치 말하지만 목적은 ‘집값 올리기’
“선거 앞두고 요구 무시할 수도 없어 벌써부터 고민”

2020년 총선을 겨냥해 정치권에 지하철역 유치를 압박하기 위한 집단 결성 움직임이 노골화되면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주로 대단지 아파트 거주민을 중심으로 ‘OO 추진위원회’ 등을 결성해 표면적으로는 주민 편의를 위한 최적의 위치를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는 아파트 가격 상승을 목적으로 선거철을 맞아 집단민원 등을 제기하며 선거 후보자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국토교통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최근들어 도내 몇몇 시·군에서 ‘OO역 유치위원회’, ‘OO지역발전위원회’ 등이 활동을 재개하고 있으며, 신규 위원회 결성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중순 용인 모현읍 등 주민들이 용인~광주간 복선전철 사업 유치를 목적으로 ‘복선전철 유치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주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국토교통부가 7월 발표한 서울 수서~광주간 전철 신설 계획에 용인~광주간 노선이 배제됐다며 국회의원과 출마 예상자 등과 만나 지하철 유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수원 올림픽공원 인근 아파트 주민들도 인덕원~동탄 연장선 관련해 역사 위치 조정을 요구하며 단체 결성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인근 부동산업계까지 가세해 단체 결성 등을 조장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화성시 주민 등이 ‘수도권 남부 순환지하철 유치준비위원회’를 결성해 신분당선과 인덕원선을 연결하는 순환지하철을 주장했다 총선 이후 활동이 유명무실해진 상태인가 하면 고양 식사지구 주민들도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2013년 12월 신분당선유치위원회를 결성해 시장 후보 등에게 지하철노선 연장을 요구하며 세를 과시한 바 있다.

이처럼 선거를 앞두고 단체 결성 움직임이 가시화되는 것은 역 주변으로 눈에 띄게 집값 오름세가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북수원역 예정지 인접 한 아파트는 기본계획 고시 이후 호가가 100㎡ 기준 5천만원 가까이 오른 반면 매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 실종 상태다.

이 아파트 주민 A씨는 “지하철이 개통되면 아파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소문이 많고, 매물은 찾아볼 수 없이 호가가 껑충 뛰어 깜짝 놀랐다”라며 “동탄이나 흥덕, 호매실까지 모두가 지하철역 유치에 아파트나 주택 할 것 없이 주민들이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집단행동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수원시의회 B시의원은 “지금은 주민들이 빠른 착공을 요구하며 다른 목소리를 경계하고 있지만 공사가 시작되면 다양한 주장이 예상된다”며 “내년 선거에서 도내 지하철 예정지마다 역 위치 등에 대한 민원이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도내 한 국회의원은 “내년 총선에 전철역 위치와 출입구 등은 물론 새로운 지하철노선 신설 등과 관련해 걷잡을 수 없는 민원 홍수에 부딪히게 될 것으로 각오하고 있다”면서도 “선거를 앞두고 무조건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어 벌써부터 고민”이라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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