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론]조국 정국, 정권의 정국으로 변하나?
[경기시론]조국 정국, 정권의 정국으로 변하나?
  • 경기신문
  • 승인 2019.09.09 20:00
  • 댓글 0
  •   16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율정치평론가명지대 교수
신율 정치평론가 명지대 교수

조국 후보자 청문회가 끝난 뒤 언론들은 한국당의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 임하는 한국당의 전략은 기존 청문 전략과 달랐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이렇다. 먼저 청문 대상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문회가 개최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청문회 전략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일단 증인 문제가 발생한다. 증인을 불러낸다 하더라도 주요 증인들이 “검찰 수사 중이어서 답변할 수 없다”라고 하면, 추가적인 질문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증인을 출석시킨다는 의미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청문회는, 청문회 5일 전에 증인에게 출석을 요구해야 한다는 법규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증인 출석률도 지극히 낮은 상황에서 개최됐다. 공격을 해야 하는 한국당의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은 결정적 한방을 휘두르기 보다는, 현재 조국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흐름을 유지시키는 전략을 세웠을 수 있다.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워낙 좋지 않고, 동양대학교 표창장과 관련한 동양대 총장의 증언이 계속 쏟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여론의 흐름을 유지시킬 수만 있다면 손해 볼 일이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당은 큰 “한 방” 대신,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과잉 행동”이나 언급만을 자제하면 된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당은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기 보다는 기존의 의혹을 다시금 국민에게 상기시키는 전법을 구사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이는 한국당 의원들이 주로 조국 후보자 딸에 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사실상 사모펀드 문제가 폭발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안이 복잡해 설명이 필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집중하기보다는 일반 국민들이 쉽게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고, 마치 “내 아이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는 조국 후보자 딸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함으로서 국민들이 쉽게 조 후보자 관련 의혹을 상기하게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설명을 해야 하는 정치는 정치적 행위가 될 수 없음을 한국당은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현재 한국당의 정보력이 약하다는 측면도 이런 전략을 취하는데 한 몫 했을 수 있다. 지금까지 보면,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은 한국당보다는 언론이 더 많이 제기했는데, 이 사실을 보면 이런 추론도 가능하다. 이번 청문회에서 민주당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실패했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이 청문회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한 방에 제압할 수 있을 정도로 “개혁에 꼭 필요한 조국”을 입증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냥 조 후보자를 방어하기에만 급급했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기에 조국 청문회는 그 주목도에 비해, 내용이 빈약한 맥 빠진 청문회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상은 ‘조국 정국’의 주도권이 청와대나 국회가 아닌 검찰에 있음을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검찰은 조국 후보자 부인을 결국 기소했다. 조국 후보자 청문회가 끝난 뒤 3분만의 일이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됐으면, 이제는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한다. 그 결단이란 ‘조국 정국’을 ‘문재인 정국’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결단이다. 만일 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한다면, 정기 국회는 ‘조국 청문회’로 변할 것이고, 국정감사는 ‘조국 감사’가 될 것이기에 조국 문제는 문재인 정권문제로 진화하게 될 것이고, 그래서 ‘조국 정국’은 ‘문재인 정국’으로 변할 것이라는 말이다.

만일 청와대가 ‘조국 정국’을 ‘문재인 정국’으로 만들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면, 결국 정권 대 국민여론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여론이 쉽게 조 후보자에게 호의적으로 변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궁극적으로 개혁을 완성시킬 수 있는 존재는, 조국이 아니라 국회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검찰 개혁안을 법으로 만드는 곳은 국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현 정권의 ‘고집’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상식에 맞는 정치를 보고 싶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