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 활용권한 줬더니 또 다른 갈등만 낳았다
폐교 활용권한 줬더니 또 다른 갈등만 낳았다
  • 안직수 기자
  • 승인 2019.10.15 20:02
  • 댓글 0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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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폐교 14곳 아직 활용계획 없이 방치 상태
일부 학부모 반대로 마을주민에 활용권한 넘겨
주민들 또 다른 이견 초래 학교는 잡초만 무성
전문가들 “교육부·정부가 공동 정책 마련을”

<상> 급감하는 아동, 늘어나는 폐교

<중> 방치되고 있는 폐교 활용 방안

<하> 일본의 폐교정책으로 보는 대안

수도권 주민들의 아파트 거주가 늘어나고 출생아동이 급감하면서 신도시에는 학교 신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반면 농어촌 지역과 구도심에서는 폐교가 늘고 있다.

1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10년 사이 전국적으로 3천752개교가 폐교됐으며, 도내에서만 161개교가 폐교됐다.

이중 57개교는 매각조치하고 55곳은 임대, 35곳은 자체활용하고 있으며 14곳은 아직 활용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다.

도교육청은 폐교에 대해 교육청이 추진하는 주요 정책과 연계한 자체 활용이나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한 문화공간, 건전한 활용을 전제로 한 대부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수의 폐교가 활용계획을 마련하지 못하고 방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캠핑시설장, 주민공동체 공간 등으로 활용을 계획했던 다수의 폐교는 주민간 이견 등으로 인해 방치된 상태다.

안성의 A초등학교 분교는 주민들을 위해 시설 활용을 조건으로 학부모 동의를 받아 2년전 폐교됐다.

학교를 폐교하기 위해서는 학부모 7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교육지원청에서 몇몇 학부모가 반대하자 동의를 받기 위해 마을 주민들에게 폐교에 대한 활용권한을 넘기면서 또다른 갈등요인이 됐다.

폐교 이후 여러 명이 이 학교를 찾아 어린이집 등 체험학습을 유치할 목적의 자연생태 체험관, 예술촌 등 여러 용도로 제안했지만, 마을 주민들의 이견으로 아직까지 폐교의 활용은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A초교를 임대받기 위해 수차례 찾았던 B씨는 “인근 초중생을 대상으로 코딩, 3D프린터, 드론 등을 교육하는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주민들을 만났는데, 처음에는 좋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자신들이 수익사업에 활용하겠다고 나서 결국 포기했다”며 “결국 A초교는 활용도 못하고 현재까지 잡초만 무성한 상태다”고 전했다.

B씨는 또 “도내 몇몇 폐교를 찾았는데, 마을 주민들의 이해가 얽히다보니 폐교활용이 안돼 마을의 흉물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폐교는 비단 농어촌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원의 구도심에서도 취학아동 부족으로 폐교되거나 폐교 위기에 몰리는 학교 등이 늘고 있지만 적지 않은 리모델링 비용 등으로 인해 활용방안은 좀처럼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육지원청에 처분 권한을 위임하지 말고, 교육부와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나서 폐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수원 D중학교 홍모 교장은 “현재 폐교가 생기면 교육지원청과 지역 주민이 알아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하는데, 수천~수억에 달하는 리모델링 비용에 더해 임대료까지 내는 현 방식으로는 폐교 활용이 불가능하다”며 “10년 이후 구도심과 농어촌 지역에 폐교가 늘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교육부 차원에서 활용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폐교 관리를 교육감이 위임한 교육지원청에서 담당하고 있다”며 “폐교가 방치될 경우 마을의 흉물이 될 수 있어 폐교가 생기면 최대한 빠른 시일내 활용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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