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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쉽게 가려 뽑은 목민심서의 정수

현대적 문체·새로운 번역으로
독자 이해 돕고 삶의 자세 전해

백성들이 안녕한 삶 누리도록
법체계 위에서 민생 개선안 담아

 

 

 

다산 정약용의 대표작 ‘목민심서’를 엄정하게 가려 뽑아 한권에 담은 ‘정선 목민심서’ 개정판이 출간됐다.

이번 ‘정선 목민심서’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고전으로 꼽히지만 방대한 분량과 어려운 내용으로 본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독자들에게 현대적 문체와 새로운 번역으로 그 의미를 오래 새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한국 실학·다산학을 정립한 최고의 다산 연구 집단인 다산연구회가 세심한 관심을 기울여 정수만을 담아내 가치를 더했다.

‘목민심서’는 강진의 유배지에서 집필한 다산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지방 수령이 백성을 다스리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원칙 및 지침과 세부 사항을 담은 책이다.

다분히 실무적이고 기능적인 내용을 담은 ‘목민심서’가 오랜 시간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이유는 자기 시대의 현실에 대한 다산 자신의 뼈저린 고뇌에서 우러나왔기 때문이다.

‘목민심서’에서 ‘목민(牧民)’의 본디 뜻은 소나 양을 돌보듯이 백성을 잘 보살펴서 안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당시 조선사회가 각종 병폐로 백성들의 고통이 컸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는데,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구제는 근본적인 변혁보다는 생활에 밀착한 목민관의 도움이었다. 이에 다산은 이미 있는 법체계 위에서 민생을 개선하는 방안을 ‘목민심서’에 담았다.

그러나 정작 정약용 자신은 관직에 복귀해 백성을 부양하는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자서’에 목민의 마음은 있지만 몸소 실행할 수 없어 ‘심서(心書)’라는 제목을 붙였다고 밝혔다.

이는 단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안타까운 심경의 토로가 아니라, 목민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 이 책에 제시된 내용에 의거해서 정사를 행하고 민생을 구제해주기를 바라는 간절함을 전한 것이다.

이러한 ‘목민심서’의 특징과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은 조선 후기의 제도와 법령, 사례를 조목조목 설명하고 분석한 구절들이다.

환곡, 조운선, 지방재정의 운영방법 등 경제적인 상황부터 법령의 제정과 반포 현황 및 그에 따른 백성들의 피해 사례, 토지의 구획과 수확량, 민이 져야 할 세금과 부역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루지 않고 살피고 있다.

정약용의 치밀한 조사와 탁월한 분석 덕택에 오늘날 우리는 조선 후기의 사회사를 더욱 충실하게 살펴볼 수 있었는데, ‘목민심서’가 그 자체로 중요한 사료의 가치를 가지는 이유이다.

‘목민심서’는 수많은 인물과 일화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내야 할지, 과거의 여러 일화는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통찰을 주고 또 우리는 과연 정약용이 강조한 마음가짐으로 사회에서 부여받은 권한을 행사하고 있을지 지속적인 질문을 던지며 삶의 경각심을 전하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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