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상]지방예산편성의 순기를 조정하자
[자치단상]지방예산편성의 순기를 조정하자
  • 경기신문
  • 승인 2019.12.02 18:23
  • 댓글 0
  •   17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용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용환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해마다 12월은 다음연도 예산안 심의와 의결로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온 나라가 정신없이 분주해진다. 정부가 다음연도에 국민들에게 얼마나 많은 세금을 걷게 될지, 그리고 그 세금을 얼마나, 어느 곳에,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예산안의 확정은 행정부의 제안과 의회의 심의 의견이 합의되면서 결정되는데 다음 회계연도 정부의 운영내용이 결정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결정이 모두 12월에, 대체로 다음연도 시작되기 전에 이루어진다. 그런데 지방예산편성이 중앙정부와 동일한 시기에 예산안을 심의·확정하게 되는 예산편성순기로 인하여 지방예산의 비효율적 운용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이에 대한 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지방예산의 특징은 중앙정부가 재정을 지방에 이전하는 지방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즉, 지방예산의 결정에는 중앙정부가 지방에 이전하는 재원이 매우 높게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방에서 이루어지는 12월의 예산편성은 아직 미확정된 중앙정부 재정이전 금액을 예상하여 다음연도에 사용할 예산으로 확정하는 것이다. 이것은 지방의 예산결정 시기가 12월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현실적으로 특정 지방으로 이전되는 재정의 내용과 금액은 중앙정부가 예산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최종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지방에서 중앙정부 재정이전 금액을 다음연도 초에 집행 하기는 시기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하반기에 재정이전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렇게 지연되는 예산집행은 결국은 사업과 예산지출이 그 다음연도로 이월하게 되는 현상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상이 지방예산에서 이월금의 비중이 높은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여 지방예산 운영이 비효율을 보인다고 지적을 받곤 한다. 같은 맥락으로 정부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신속재정집행도 중앙정부의 재정이전이 조기에 이루어져야 소기의 효과를 얻게 되는데 이 역시 실제로는 만족할 만한 효과를 얻기 어렵다.

지방에서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국고보조금을 받아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방의 예산안에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예산안에 사업이 포함되기 위해서는 심도 있는 사업의 타당성 검토와 투융자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경우 중앙정부 보조금을 얻기 위해서는 국고보조금 신청을 하여야 하는데, 사전에 지방차원의 투자심사의 통과와 지방예산 편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데 중앙 예산편성과 지방 예산편성의 시기가 매년 12월로 같은 시기이기 때문에 국고보조사업 신청을 위한 사업의 투자심사가 하반기에 집중되는 현상이 발생하여 충분한 사업의 검토가 이루어지기보다, 국비 확보를 얻기 위한 형식적, 절차적 요건을 갖추는 현상이 발생한다. 본질적으로 재정투자에 대한 투자심사는 투자의 적격성을 엄정하게 심사하여야 하는데 정부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지방의 입장에서는 국고보조사업 확보를 위해 형식적, 절차적 요건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중앙에서 지방에 이전하는 재원의 내용과 규모가 확정된 이후 지방예산이 편성하게 된다면 지방의 입장에서는 의존재원의 규모를 보다 명확하게 할 수 있어 계획과 집행의 차이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방에서 동원하여야 하는 재원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어 그동안 제도운영이 미미하였던 지방세 탄력세율 활용도 지방의회에서 보다 활성화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새로운 연도가 시작되면서 예산의 수입 변화로 인한 지방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횟수나 규모도 대폭 줄어들어 재정운영의 효율성이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지방예산의 편성·심의 및 결정시기를 중앙정부 예산결정 시기와 달리해서 운영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즉, 지방은 예산제도 운영에 있어서 회계연도 개시일자를 중앙정부 보다 6개월 정도 늦게 시작하도록 지방의 예산편성 순기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면 12월말에 중앙정부 재정이전이 확정된 사항을 기초로 해서 지방의 예산을 결정하고 집행한다면 지방예산의 예산과 집행을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