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값 고공행진을 막기 위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가장 강력한 12·16 부동산대책을 내놓은지 이틀만인 18일 서울과 도내 공인중개업소에는 2주택 이상에 관한 매도 문의가 크게 늘었다.

다만 부동산중개업소 등 시장에서는 이번 대책이 초강력 규제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집값 안정 효과에 대해서는 강력한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과 가격을 꺾기에는 뒷북정책이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찾은 과천시 중앙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대출을 받지 못해 매매계약을 해지할 경우 받게 될 불이익 등을 묻는 전화가 수십통 넘게 걸려왔다”며 “일부 실소유자는 계약금으로 목돈을 날리게 됐다며 하소연했다”고 말했다.

이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은 다주택자 매도와 대출과 관련해 직접 방문하는 손님과 전화 문의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대출 규제와 종부세 인상 등이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16일 이전 대출 건은 법적으로 가능하지만 은행 차원에서 대출을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며 “전세를 끼고라도 인(in) 강남을 노렸던 실입주자도 이번 대책 발표로 난리가 났다”고 전했다.

광명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12·16 대책은 강남지역, 특히 고가 아파트 매매 금지를 선포한 것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틀 동안 10명이 넘는 다주택 보유자들이 전화로 매도 문의를 해왔다”며 “10년 이상 주택 보유자의 양도세 중과 면제해 줘도 15억원 아파트 대출이 막힌다면 누가 집을 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공인중개업자들도 이번 대책에 대해 “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도 집값 하락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하남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부동산은 쥐고 있으면 오른다는 심리가 강해 규제가 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15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이 풍선효과로 오를 수 있어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천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15억 이하 아파트의 경우 대출이 가능해 오히려 가격이 더 오르거나, 다운계약서 등이 늘어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이 떨어진 매물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지만 대출 규제가 더 강력해져 이를 매수해줄 사람이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전언이다.

반면 하남의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기존 가격에서 5천만원에서 1억원가량 떨어진 가격이 나올 수 있지만 워낙 많이 올랐기 때문에 매도자는 손해볼 게 없다”면서 “하지만 매도자도 가격이 많이 떨어지면 물건을 내놓지 않을 것이고 물건이 나와도 대출 규제가 있어 매수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일시적 매물 던짐 등 환경 변화와 부동산 불패 심리가 강해 어떻게 될지 두고봐야 한다”면서 “이번에도 집값이 안 잡히면 보유세를 강화할 수 있지만 여전히 ‘공급 대책’이 없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주철기자 jc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