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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향기로 후각장애 치료 효과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52명 환자 재활훈련 연구
박도양·김현준 교수팀 발표

 

 

 

냄새를 잘 맡지 못해도 고통스럽다. 냄새를 맡지 못하면 음식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고, 자신을 비롯해 타인이나 사물을 알아보는 능력에 장애가 생기며, 정서적으로 불안정해질 수 있는 등 건강을 해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최근 이러한 후각장애를 약물 혹은 수술적 치료가 아닌 후각 재활훈련을 통해, 특히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이용하면 더 큰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박도양 교수팀(김현준 교수)은 약물치료 효과가 없는 후각장애 환자 52명(평균 연령 52.57세, 유병기간 4.88개월)을 26명씩 2개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좋아하는 향으로 다른 그룹은 덜좋아하는 향으로 12주동안 각각 후각 재활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두 환자군의 치료효과를 살펴보면, 좋아하는 향으로 후각 재활훈련을 실시한 환자군에서 개선효과가 더 컸다. 특히 후각 재활훈련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리고 재활훈련을 빨리 시작한 경우 치료효과가 더 높음을 확인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후각 재활훈련은 최근 유럽에서 약물·수술적 치료효과가 좋지 않은 감각신경성 무후각증 환자의 새로운 치료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방법은 매일 아침, 저녁 2회 특정한 향을 일정시간동안 들이마시고 어떤 향인지 알아내는 연습과 후각 훈련 일지를 작성하면 된다.

특히 박도양 교수팀은 현재 외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4개(장미, 레몬, 정향, 유칼립투스) 향뿐 아니라 국내 후각검사 KVSS II에서 사용하는 한국인에게 비교적 익숙한 4개(오렌지, 계피, 커피, 참기름) 향을 포함함으로써, 한국인에 맞춰 좋아하는 향과 덜좋아하는 향을 이용 및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재활훈련에는 가장 좋아하는 향 3개와 가장 좋아하지 않는 향 3개를 이용했다.

치료 개선효과를 자세히 살펴보면, 후각 재활훈련 4주후 한국형 후각검사 값이 선호군 2.4점 상승, 비선호군 2.33점 상승하고, 주관적 후각개선정도는 선호군 1.27점 상승, 비선호군 0.92점 상승해 좋아하는 향으로 재활훈련한 환자군에서 개선효과가 더 높았다.

또 12주 후에는 한국형 후각검사 값이 선호군은 6.33점 상승, 비선호군은 2.38점 상승하고, 주관적 후각개선정도는 선호군 2.8점 상승, 비선호군 2.0점 상승하여, 후각 훈련기간이 길수록 선호군의 상승폭이 더 높아져 즉, 개선효과가 더 높아졌다.

박도양 교수는 “이러한 개선효과는 본인이 좋아하는 향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줌으로써 후각신경 뉴런이 더 효과적으로 재생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하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후각장애 발병 초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향을 이용한 맞춤형 재활훈련을 장기간 실시한다면 후각장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후각장애 유병률은 약 5% 내외로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 산업재해, 교통사고 등을 비롯해 환경오염에 의한 알레르기성 비염, 상기도 감염 등과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퇴행성 신경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그 수가 점차 증가 추세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9년 11월호 대한비과학회지(Journal of Rhinology)에 ‘후각장애 환자에서의 향의 종류, 선호도에 따른 후각훈련의 효과 차이’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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