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함께 하는 경영]스타벅스와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

 

요즘 어딜 가든지 각양각색의 브랜드 커피 전문점이 참 많다. 그 가운데 유독 스타벅스(STARBUCKS)가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눈에 잘 띄는 목 좋은 곳에 위치하면서도 여러 지점이 가까이 붙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인접한 상권을 뜻하는 ‘스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미국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가 1999년 국내에 진출한 이래로, 스타벅스는 독특한 매장위치 선정 전략을 갖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쉽게 알겠지만, 도심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많다.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상권이 발달한 지역에는 반경 300미터 내외에도 여러 개의 스타벅스 매장을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지방 소도시로 갈수록 매장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들은 매장을 오픈할 때 이른바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을 사용한다. Hub는 바퀴의 중심, Spoke는 바큇살을 의미한다. 자전거 바퀴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자전거의 바퀴의 중심(Hub)을 거점으로, 바큇살(Spoke)이 뻗은 모양처럼, 핵심 상권에 점포를 집중시켜 일대를 장악해 나가는 것이다.

사실 허브 앤드 스포크라는 용어는 원래 물류 업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이다. 예를 들면, 아시아의 대표적인 허브공항이 인천국제공항이듯이, 유통이나 물류 분야에서 허브(Hub)라는 말을 많이 사용해왔다. UPS, FedEx 및 DHL 등과 같은 글로벌 운송 회사들도 Hub-and-Spoke 구조를 사용한다.

특히 택배업계에서는 이러한 물류방식을 활용해 물건을 배송한다. 대구에 사는 고객이 용산전자상가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용산에서 대구로 바로 배송되지 않는다. 제품은 대전이나 옥천 같은 곳에서 중간 집결하여, 다시 지역별로 세분화해서 보내지게 된다.

세계 최대의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는 유동인구가 많은 특정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는 허브 앤드 스포크 전략을 구사하는 반면, 순수 국내 브랜드 중 하나인 커피 체인점 이디야(EDIYA)는 지역별 수요에 맞춰 매장을 내는 포인트 투 포인트(Point-to-Point) 전략을 따르고 있다. 이디야는 스타벅스와 달리 가맹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가맹점들의 영업권을 분리하고 보호하기 위해 특정 상권에 밀집되기보다 균일하게 입점해 있다.

그렇다면, 왜 스타벅스는 이런 전략을 구사하는 것일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매장을 집중시키게 되면, 단기간에 브랜드의 가시성과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도심에 위치해 종업원을 채용하기 쉽고, 점포 상황에 따라 종업원들을 순환 배치시키기에도 유리한 면이 있다.

이러한 집중화 전략은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용한다. 마케팅을 수행할 때 공략대상을 압축해 효과를 높일 수 있으며, 경쟁 브랜드의 진입에 강력한 장벽을 만들 수 있다. 유통측면에서도, 물류망 형성에 유리하고 식자재 등 자원조달에서도 가격경쟁력을 발휘해 비용절감을 추구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허브(Hub) 조건은 우선, 20~45세 사무직 종사자들이 많은 지역이면서, 지리적으로 경쟁력 있는 도심을 선택한다. 이들은 새로운 문화에 개방적이고 입 소문 효과가 크기 때문에, 허브에서 팽창하여 스포크 지역으로 뻗어 나가기 쉬운 조건을 갖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의 최대 허브지역은 광화문이다. 광화문 우체국을 중심으로, 반경 200미터 안에 4개의 매장이 있다. 조금 더 범위를 확장해보면, 반경 1㎞ 내에 42개의 매장이 있다. 광화문, 시청 인근 지역은 소비를 주도하는 고학력 사무직이 많기 때문에, 이들을 겨냥한 출점 전략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 주요 스타벅스 매장과 서울에 본사가 있는 상장기업 본사 분포는 거의 일치한다.

서울지역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19년 기준, 460여 개를 넘어섰다.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신세계 이마트의 5대 5 합작법인인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커피전문점 최초로 영업이익 1천억 원 돌파, 매출 ‘1조 클럽 가입’의 영예도 획득하였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53잔이다. 이는 세계 평균 소비량의 3배에 가까운 수치이다. 향후 국내 커피시장 규모는 더욱 확대되어, 2023년에는 8조6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치열한 커피시장에서 스타벅스의 성장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스타벅스의 성공신화가 언제까지 이어지게 될지 사뭇 궁금해진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