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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자는 많지만 記者가 없는 시대

여전히 부끄러운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검찰의 앵무새를 자임하는 일부(?) 언론 말이다. 소위 ‘조국 사태’에서 드러난 ‘단독보도’로 위장한 언론의 받아쓰기 관행은 여전하다. 이같은 행태는 언론 스스로 취재기능을 상실했다는 자백에 다름 아니다. 그래서 검찰이 던져주는 자료를 쉽게 지면에 옮겼고 본인만 모르는 사이에 권력의 ‘애완용’이 됐다. 이같은 유혹에 쉽게 빠지는 부류는 권력기관 담당기자들이다. 이들은 조직 내부에서도 부지불식간 목에 석고붕대를 하고 있다. 민원을 해결할 수 있는 전지전능(?)을 장착해서다. 언론사주들조차 개인 비리를 해결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니 유구무언이다. 사회부가 대표적이고 정치부도 비스무리하다. 나름 기득권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취재원과 공식적인 경로보다 사적인 친분쌓기에 주력한다. ‘비상식이 상식이 된 사회’가 길러낸 독버섯이다. 당연히 암묵적 거래는 기본이고 그에 따른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단독’이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다. 이들에게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이렇게 오래된 유물을 지면으로 소환한 이유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이라는 보도 때문이다. 윤석열 검찰의 집착에 가까운 무리한 정치 수사는 일단 논외다. 그동안 관련 기사를 읽었던 눈과 마음에 굳은 살이 생겨서다. 임 전 실장과 관련된 기사내용은 ‘임 실장이 검찰 소환에 불응했다는 일부 보도와 언론플레이에 대해 강력한 유감을 표시했다’였다. 그는 페이스북에 ‘검찰을 통해 전달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저의 소환불응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이런 식의 언론플레이에 강력한 유감을 표합니다’라고 썼다. 평소 그의 발언과 비교했을때 무게감이 있다. 이는 일부 언론들이 ‘임 전 실장이 개인적인 일정을 이유로 검찰의 소환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강력한 대응으로 보인다. 또 ‘검찰을 통해 전달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이라는 전제는 언론과 검찰의 유착에 대한 짙은 의심의 다른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에대한 검찰의 반론도 이어졌지만 역시 논외다. 청와대와 검찰의 ‘외나무 다리 결투’로 비쳐지는 이 상황은 반드시 끝을 볼 것이다. 단순히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이 아니라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갈림길이어서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받아쓰기 전문 앵무새 언론’이다. 권력을 쫓아 ‘나 하나만 잘 살겠다’며 이어 온 구차한 목숨들. 다 아는 사실이지만 뿌리는 ‘천황폐하 만세’를 외쳤던 자(者)들이다.

‘기자는 많지만 기자가 없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부끄럽게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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