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하는 경영]유통시장의 변화
[함께하는 경영]유통시장의 변화
  • 경기신문
  • 승인 2020.02.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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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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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민경영학 박사
이종민
경영학 박사

 

1980년 이후 세계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유통시장이 개방됐다. 새로운 형태의 시장이 등장했고, 상거래 방식에도 혁명적 변화가 일어났다.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백화점 산업에 진출하면서 상권경쟁이 심화됐다.

동아백화점이 프랑스 오 쁘렝땅사(社)와 계약을 맺고 서울특별시 중구에 개점한 쁘렝땅 같은 전문백화점, 롯데 영등포역사 백화점 등 다양한 유형의 백화점도 이 시기에 등장했다. 1990년대 이전에는 재래시장과 슈퍼마켓이 유통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대형 유통으로는 백화점이 유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제조업이 유통업을 능가하는 힘을 발휘했는데 상품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 할인마트가 등장하면서 백화점, 재래시장, 슈퍼마켓으로 삼분되던 우리나라 소매시장 구조가 바뀌기 시작한다. 최초의 대형 할인마트는 1993년 11월에 문을 연 이마트이다. 이마트는 마케팅과 판촉비용을 없애고, 최소한의 판매사원으로 인건비를 줄였다. 이런 비용절감 효과로 소비자에게 값싼 물건을 제공할 수 있었다.

소비자들에게 할인점 물건이 싸다는 인식이 퍼졌고 매출은 급속하게 증가했다. 이마트가 많은 수익을 올리자 다른 업체들도 할인점 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1996년 이전 28개에 불과했던 대형마트는 10년 만에 300개를 넘어섰다.

할인점의 성장과 함께, 유통의 대형화 시대가 열렸다. 할인점들은 PB(Private Brand)상품을 무기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PB상품은 자체상표를 쓰는 상품이다. PB상품을 사용하면 광고비, 판촉비, 중간마진 등이 없기 때문에 품질은 제조업체 상품과 같으면서 값은 10∼30%가량 싸게 내 놓을 수 있다.

직접 기획, 판매하는 PB상품이 급증하면서 유통업이 제조업의 경영전략까지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구도가 형성되었고, 할인점들은 고객의 기호변화에 부합하는 값싸고 특화된 PB상품으로 제조업체의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디자인, 생산계획 수립에까지 주요 경영전략을 주도하게 된다.

1997년 IMF를 겪으면서 기존의 시장체제는 더 빠르게 재편된다. 할인점과 함께 편의점이 기존의 슈퍼마켓을 밀어내고 인터넷의 활성화, 생활환경의 디지털화 등으로 TV홈쇼핑, 인터넷 쇼핑몰 등과 같은 새로운 소매업태가 등장하였다.

1996년 6월 국내 최초의 인터넷쇼핑몰 인터파크가 문을 연 지 10년 만에 인터넷쇼핑몰 시장규모는 13조원을 넘어섰고, 할인점, 백화점과 함께 3대 유통채널로 자리 잡았다. 또한 1990년대 후반 도입된 TV 홈쇼핑도 2000년대 들어 매년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며 할인점, SSM(기업형 수퍼마켓)과 함께 우리나라 유통시장을 뒤흔들었다.

할인점, SSM, 홈쇼핑, 백화점 등 유통 강자들의 성장에 제동이 걸리고 정체기에 들어간 것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를 불러온 미국 리먼브라더스 사태(2008년)를 거친 2010년부터이다.

경제 성장률 둔화, 인구 증가율 정체, 인구고령화에 따른 구매력 저하, 온라인 시장 활성화 등에 따라 할인점, SSM, 백화점, 홈쇼핑 등 거의 모든 유통업태에서 신규 출점 여력 감소와 함께 성장률이 급격히 감소하였다.

반면에, PC 기반의 인터넷쇼핑이 모바일 쇼핑으로 진화하면서 소셜커머스라는 새로운 유통채널이 만들어졌다. 폭발적으로 성장 중인 모바일 쇼핑은 이미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의 60%를 넘어섰으며 수십 조 원의 시장을 형성했다. 티켓몬스터, 쿠팡, 위메프 등 3개사는 공동구매라는 컨셉으로 단기간에 급성장을 주도하였다.

이미 국내 소비매출액 중 온라인의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는 오프라인 매장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수많은 사례에서 보듯 국내외를 막론하고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온라인 유통업체들 또한 치열한 경쟁상황 속에서 수익률 감소에 고민하고 있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모두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기술발전과 함께 소비자와의 소통 및 경험을 중시하는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의 변화가 다가왔다. 이러한 시장변화가 유통산업의 위기가 아니라 기회가 되어 국내 유통시장 또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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