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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 내안에 모든 것들이 술렁이네

水面-睡眠을 동일하게 간주
자신의 내면세계들 추상적 표현
내달 5일까지 이지영도 참여

 

 

 

수원 예술공간 봄, 넌지 개인전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예술공간 봄’이 오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제2전시실에서 넌지 개인전 ‘수면 위로 떠올린(Awaking)’을 전시한다.

작가 넌지와 이지영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나에게 있어 수면(水面)과 수면(睡眠)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제로 진행된다.

‘오늘’이라는 선물을 온몸으로 겪어내고 또 다른 오늘인 ‘내일’을 맞이하기 위해선 잠을 자야 한다.

잠을 청하기 위해 침상에 누워있노라면 머지않아 잠이 들 때가 있고, 쉽사리 잠들지 못할 때가 있다. 후자의 경우, 육체는 가만히 있지만 곧 머릿속이 바빠진다.

지난날의 회상, 근 시일 내의 일정, 미래에 대한 불안과 고민, 잠 못 드는 밤에 대한 압도적인 공포가 두서없이 떠올라 수면을 방해한다.

그럴 땐 침착하게 호흡을 해본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서서히 힘을 풀며, 잠이 드는 시점을 찾아보려 애쓴다.

그렇게 하면 고요한 바닷속으로 서서히 몸이 가라앉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쉽게 드러나지 않았던 무언가가 모습을 보여 두각을 나타낼 때 흔히 ‘수면 위로 떠오른’이란 표현을 사용하곤 한다.

어찌 보면 이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의식이 깨어있는 존재로 살아오면서 보는 것과 사유하는 것, 감정을 쏟는 것들은 내면세계에 발을 들여 생각의 바다를 형성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보통 내면의 바다에 축적되어 가라앉아있기 때문에, 타인이 쉽게 관찰하기 힘든 것이다.

특히 자신의 약한 부분이나 트라우마와 관련된 것은 그 무게가 상당하여 더 짙고 차가운 심해 끝으로 침몰해있다. 작가는 이 가라앉은 정보들을 물 밖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한다.

‘수면 위로 떠올린’은 나의 내면세계 속 바다에서 정처 없이 표류하는 이미지들을 능동적으로 떠올려 건져낸 결과물을 보여주고자 한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 차가운 영하의 온도를 지나, 크고 작은 물고기와 고래들을 스치며 수면 위로 조심스레 꺼내 올린 이미지 조각들. 이는 파도의 물결을 타고 눈으로 볼 수 있는 화면으로 구상됐다.

작가는 “내면의 빛을 연료로 해 바쁘게 굴러가는 세계의 파편들을 통해 작가의 수면 위로 떠올린 매체들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각자의 수면은 어떤 형태로 일렁이며 빛을 반사시키는지 한 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민수기자 j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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