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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착한 이웃 성남 ‘안나의 집’ 봉사자들

코로나19로 인해 무료급식소와 복지회관 등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노숙인과 홀몸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아동 등 사회 취약계층은 어느 때보다 춥고 배고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하순부터 대부분의 무료급식소들이 운영을 중단하는 바람에 따듯한 한 끼를 이곳에서 구했던 노숙인과 홀몸노인들은 갈 곳을 잃었다. 이들은 하루 한 끼만 먹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봄이 왔다고는 하지만 밤과 새벽에는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요즘, 결식이 계속된다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몇몇 무료급식시설은 빵이나 떡, 라면, 우유 등을 나눠주고 있지만 모든 노숙인이나 홀몸노인의 건강을 챙기기에는 여러모로 부족하다. 현재 도내 각 시·군은 자원봉사자를 통해 노인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거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은 집으로 도시락을 배달해주고 있다. 노숙인들을 위한 무료급식도 이어지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수원역 매산지구대 옆 정나눔터에서 노숙인 등 취약계층에게 아침, 저녁으로 무료급식을 해 왔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단됐다. 대신 하루 두 번 노숙인에게 김밥과 도시락 등 대체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칭찬해주고 싶은 곳은 천주교 수원교구 성남 ‘안나의 집’이다. 안나의 집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노숙인에게 저녁밥을 제공해왔다. 소문이 나자 이용 노숙인이 하루 550여명으로 증가, 지역 주민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실내 공간에서의 급식은 일시 중단됐다. 대신 매일 메뉴를 바꿔 도시락과 빵, 음료,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 자원봉사자 수가 급감해 원활한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음식조리에서 포장까지 도시락을 만들어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그야말로 ‘위기와 환난’ 속에서도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숨은 일꾼 봉사자들이다.

1990년 이탈리아에서 한국으로 귀화해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김하종 신부는 얼마 전 지역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식사하는 사람 중에서 60% 정도, 300명은 하루에 한 번만 식사합니다. 이 사람들 버리지 못합니다. 밥을 주지 않으면 바이러스에 걸리고 국민에게도 피해가 돌아갑니다.” 안나의 집 명칭은 1998년 IMF 이후 노숙인 식당운영에 많은 도움을 준 오마태오 씨가 그의 어머니 세례명인 안나를 딴 것으로 ‘안아주고 나눠준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안나의 집 등 수많은 봉사자들의 이웃사랑은 코로나 19를 극복하는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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