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미안했습니다
/노영임
어머!
곱기도 해라
생화일까, 조화일까?
우린 서로 곁눈질로 슬쩍 눈빛 건네고는
꽃 한 잎
보드란 살점
손톱으로 짓이겼죠
아아,
그런데 그건
살아있는 꽃이었습니다
사랑초 붉은 핏물 배어나는 걸 보고야
기어이
상처내고야
살아있단 걸 알다니요
■ 노영임 1963년 충북 진천 출생.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돼 제1회 현대 충청 신진예술인 선정, 한국시조시인협회 신인상 수상, 충북여성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조집 『여자의 서랍』, 『한 번쯤, 한 번쯤은』을 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