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칼럼]공동주택 민주주의와 자살아파트
[경기칼럼]공동주택 민주주의와 자살아파트
  • 경기신문
  • 승인 2020.05.19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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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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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우을지대학교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김경우 을지대학교 중독재활복지학과 교수

아파트 주차장에서 발생한 주차 문제로 인해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경비원 최모씨는 지난 10일 자신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문 즐기는 얼굴”이란 음성 유서도 남겨 충격을 주고 있다. 특정입주민 한 개인의 폭언폭행과 비인격적인 행위로 빚어진 일이라고 돌리기에는 우리사회가 지닌 병폐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건이다.

공동주택은 경비원, 미화원의 역할을 꼭 필요로 한다. 그러므로 그들은 입주민의 노예가 아니며 함께 살아가는 상호의존적인 공동주택의 구성원이다. 험하고 힘든 일을 한다고 해서 멸시의 대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현재 전 국민의 60%가 아파트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고 분쟁을 조정할 제도적 장치는 미비한 상황이다. 이처럼 제대로 된 문제 해결 기구와 대안의 부재는 공동체의 훼손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민원의 상당수는 아파트 또는 공동주택의 ‘관리주체’와 주민간의 불신과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갈등은 입주자대표회의, 선거관리위원회, 관리주체, 그리고 입주민과의 관계에서의 분쟁과 알력이 원인이 되고 있다. 공동주택관리현장에서 이들의 분쟁해결은 안개속처럼 희미하고 아득하다. 생활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갑질’이란 이름의 유린행위는 법으로 명확하게 판단내리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자살, 분신같은 처절하고 극단적인 선택이 나타나기도 한다.

첫째, 입주자대표회의와 선거관리위원회의 분쟁이다. 우선 아파트 동대표선거에 있어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역할이다. 위원들은 사전선거운동을 했다는 사실, 또는 과거에 후보자가 비리와 직무유기가 있었다는 사유로, 서류가 미비됐다는 이유로 동대표후보자의 등록을 취소하는데 문제는 위 사유들이 공동주택법이나 주택법에서 규정한 동대표후보자 등록취소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선관위의 동대표후보자 지위 박탈결정에 대하여 입후보자의 피선거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결정이라고 보아 해당 동대표선거는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분쟁으로 소송이 일어날 경우 1년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운영되어야 하므로 동대표나 그 후보자 및 그의 배우자 직계존비속은 위원이 될 수 없다. 일반적으로 동대표 등 임원선출과 관련된 공동주택관리법의 절차규정은 대부분 강행규정으로서 얼핏 사소해 보이는 부분이라도 그 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투표자체가 무효로 판단된다.

둘째, 공동주택관리관계자의 역할관계는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크게 관리업무에 대한 의결기구인 입주자대표회의와 집행기구인 관리주체로 그 역할이 이원화된 구조를 취하고 있다. 특히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제7조 제2항에 의거 낙찰의 방법은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거쳐 결정하여야 한다. 낙찰자는 위 규정에 따라 결정된 낙찰의 방법에 의거 입주자대표회의 또는 관리주체가 선정하며, 낙찰자 선정시 반드시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요하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낙찰자가 결정된 경우 위 지침 제11조제2항에 따라 해당 공동주택단지의 인터넷홈페이지(인터넷홈페이지가 없는 경우 관리사무소나 게시판등에 공고) 와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낙찰자결정일의 다음날 18시까지 공개하여야 하며 공동주택관리법령 및 위 지침에서 체결된 계약의 유무효여부에 대하여 별도 규정하고 있지 않다. 개별사안이 위 법령 및 지침을 위반하였는지의 여부는 구체적인 사실확인 및 조사가 필요하며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공동주택관리법’제93조에 의거 공동주택관리에 관한 감독의 권한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 있다는 것이다.

동물의 욕구는 생존이고 동물 간에는 힘이 법이지만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생활’하려고 하므로 많은 충돌이 생기며 이를 중재하기 위해 ‘법’이 존재한다. 그러나 항상 먼저 문제를 만드는 사람과 말리는 사람이 존재하며 누군가 해결해야 끝이 난다. 각자의 위치에서 그 역할과 직책을 조정하고 존중하는 관리문화가 정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아파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쟁이 극단으로 가는 사회현상을 자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가 절실하다. 이에 대하여 각 지역마다 준법준수위원회를 지자체가 적극 나서 분쟁당사를 조정하고 법적 권한을 갖는 효력있는 분쟁조정기구의 설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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