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부평미군기지 내 일제 조병창 지하시설 조사
인천시, 부평미군기지 내 일제 조병창 지하시설 조사
  • 연합뉴스
  • 승인 2020.05.21 20:41
  • 댓글 0
  •   6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땅굴 용도·조성 시기 등 파악…‘네거티브 문화재’ 전망
강제동원 피해자들 “무기 검사하고 보관한 창고” 증언
인천시가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 제조공장인 ‘조병창’의 검사시설과 창고 등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부평미군기지 내 지하시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사진은 부평미군기지 지하시설. /인천시 제공
인천시가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 제조공장인 ‘조병창’의 검사시설과 창고 등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부평미군기지 내 지하시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다. 사진은 부평미군기지 지하시설. /인천시 제공

일제강점기 일본군 무기 제조공장인 ‘조병창’의 검사시설과 창고 등으로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부평미군기지 내 지하시설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다.

인천시는 국방부·문화재청·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부평미군기지 반환지역인 ‘캠프마켓’ 일대 땅굴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조사의 목적은 땅굴 등 지하시설을 만든 주체와 시기, 용도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미군기지 지하시설은 일제강점기 인천에 있던 일본 육군의 군수공장 ‘조병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인천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해당 시설이 실제로 일제강점기에 조성됐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 땅굴 전체 규모를 확인하고 내부 유물 등 발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처럼 해당 땅굴이 조병창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다면 일제의 한반도 수탈 증거로 ‘네거티브 문화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네거티브 문화재는 자랑스러운 역사와 문화가 아닌 어두운 역사를 보여주는 일제강점기 유산 등을 일컫는다.

캠프마켓 지하시설은 2014년 문화재청이 기지 일대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때 출입구 등을 확인했으나 시설의 정확한 용도나 조성 시기 등은 파악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최근 인천시 부평구 신촌공원에 있는 지하시설 출입구 시설에 쌓인 토사 등을 걷어내고 내부를 확인했다.

출입구 시설은 직사각형 형태의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높이 2m, 폭 7m 규모다. 지하시설 내부는 현재 토사, 건설자재, 쓰레기 등으로 막혀 있어 진입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일단 안전상의 문제로 시설 출입구를 걷어냈던 토사로 되메웠다.

인천시 부대이전개발과 관계자는 “땅굴을 과거 누가 조성했고 어떻게 사용됐는지에 대한 고증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시민참여위원회를 열어 조사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병창에 강제동원됐던 조선인 노동자들도 조병창에 지하시설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12월 국사편찬위원회가 조병창에 강제동원된 피해자 12명의 증언을 모아 발간한 ‘일제의 강제동원과 인천조병창 사람들’이란 제목의 증언집에는 지하시설 관련 내용이 나온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조병창에서 제작된 총과 칼을 검사하는 지하 벙커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 여러 개 땅굴이 있었으며 이 중 일부는 조병창에서 제작된 무기를 보관하는 창고로 사용됐다고 전했다.

부평미군기지 인근 부평구 함봉산 일대에도 일제강점기에 조성돼 일본군 무기 보관 용도로 쓰였던 것으로 보이는 수십 개 지하시설이 남아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중 일부는 조병창의 하청업체에 소속돼 지하시설을 조성하는 작업을 했다고도 증언한다.

조병창 강제동원 피해자 구술작업을 한 이상의 인천대 초빙교수는 “조병창 지하시설은 피난과 보관 기능뿐만 아니라 일본군이 무기를 본토로 옮겨가기 위해 바다로 연결되는 통로 역할을 했을 것으로도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하시설은 공습에 대비해 조병창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이었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캠프마켓 44만5천여 ㎡에 있는 조병창 관련 건축물에 대해서도 문화재청 등이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부평미군기지 내에서는 1939년 조성된 일본 육군 조병창 건물 유적 20동 이상이 기존 형태를 유지한 채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