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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생각을 옮깁시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9월 1일부터 서울외곽순환도로 명칭을 수도권제1순환선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하며, 경기도의 오랜 숙원을 인근지자체와 합의를 통해 이끌어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리더십과 관련 공무원들의 끈기와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수도권제1순환선은 경기도 14개 시군과 서울 3개구, 인천 3개구를 순환하는 수도권 교통의 중심축이다. 2기신도기 건설과 연동된 수도권제2순환선이 완공된다면 지역 경쟁력이 배가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역사에 찾기 힘들 정도로 중앙집권이 강화된 나라다.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 400년, 고려 500년, 조선 500년의 중앙집권적 왕조체제를 거쳤고, 대한민국 수도도 조선의 도읍 한양에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명칭에서 보듯이 경기도 주요 지역을 ‘서울외곽’이라고 부르는 것은 지방분권시대와 거꾸로 가는 것이며, 중앙집권적 생각에 다름 아니다. 차제에 서해안고속도로 ‘서서울 톨게이트’도 이름을 바꿔야 할 것이다. 안산시가 ‘서서울’인가?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은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무산되었고,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로 축소되었다. 공공기관의 지방분산도 혁신도시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실질적인 지방분권으로 이어지기에는 갈 길이 멀다. 행정, 교육, 문화, 대기업 등 대부분의 분야가 서울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다. 지방 국립대학 발전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바꿔야 한다.

공자는 일찍이 정명론(正名論)을 역설했다. <논어>에서 명칭을 실제에 맞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반드시 명분을 바로 세워야 한다. 명분이 바로 서지 못하면, 말이 올바르지 못하고, 말이 올바르지 못하면 일이 성사되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도의 ‘서울외곽순환도로’가 “수도권제1순환선으로 正名했다. 이제 이름 변경뿐만 아니라 지방분권의 신기원을 이루기 위한 관계자들의 분투를 기원한다. 민주주의의 요체는 권력의 분산이다. 이제 바로잡은 이름을 출발점으로 ‘중앙집권에서 지방분권으로’ 생각을 옮기자.

/심흥식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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