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인식에 붉은색은 보통 위험, 정열, 공산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살면서 자연스럽게 체화된 인식이다. 초등학교 운동회엔 항상 만국기가 줄에 매달린다. 왜 그런지 한 번이라도 생각한 교장이 있을까? 내가 보기엔 습관적 의식이다. 어릴 때부터 봤으니까 당연한 거다. 쿠베르 땅의 올림픽 정신이 제일 잘 구현된 곳이 우리나라 초등학교 운동회일 거다. 민방위 교육장에서 선창 하는 우리의 선서는 10개를 읽어도 그냥 하나 우리는… 하나 우리는… 이다. 항목을 표기하는 ㅡ을 무의식적으로 한자 1로 생각하여 하나로 읽는 것이다. 10개를 선창해도 매번 하나면 의심해볼 만도 한데 누군가 시작했을 것이 전국 어딜 가도 똑같다. 의심하는 내가 이상하다. 각 나라 국기색 중 가장 적은 것이 검은색이다. 독일, 이집트, 시리아, 남아공, 자메이카 등이다. 찾아보니 독일은 탄압에 대한 분노란다. 남아공은 흑인을 의미하고 시리아는 아바스 왕조를 상징한다. 자메이카는 고난을 의미하고. 이번 선거를 보니 붉은색 천지다. 전국 지형도나 서울 지형도나 붉은색이 대다수인걸 보고 민심의 변화가 무섭고 이렇게 흐름을 타는 것인가 생각했다. 정치적으로 붉은색은 기피 대상이었다. 남북이
한국방송협회가 주관하는 한국방송대상은 73년부터 그 해의 최고 프로그램에 시상하는 한국방송의 아카데미상이다. 지상파 3사의 연말 방송대상이 자기들만의 위로와 격려잔치를 하는 셀럽들의 송년 프로그램인데 비해 방송대상은 말 그대로 최고의 프로그램을 선정하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다. 드라마가 대상을 처음 받은 게 96년 KBS의 일일연속극 바람은 불어도 이며 이어 98년에는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이, 오락 프로그램으로는 MBC의 칭찬합시다가 99년 대상을 받았다. 교양 다큐가 아닌 오락 프로그램이 대상을 받는데 물경 23년이 필요했다. 2000년대 들어 드라마의 한류 바람과 웰메이드 사극의 인기로 대장금, 불멸의 이순신 등이 대상을 수상하였고 2015년에는 무한도전이 대상의 영예를 얻었다. 그 시기에도 차마고도, 누들로드 등 정말 좋은 다큐멘터리가 대상의 단골 수상자였다. 그러고 보면 오락 프로그램은 시청률이 높아도 좋은 프로그램이란 소리를 듣기 참 어렵다. 많이 보고 재미는 있는데 좋지는 않다는 명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원래 시청자가 그렇게 수준이 낮은 거라면 시청자를 위한다는 말은 지나치게 계몽적인 표현이 된다. 과연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가르치고 계
요즘 3대가 같이 식사하는 걸 보기 어렵다. 어버이날 보게 되는 효도 이벤트다. 집에서 TV 볼 때 부모, 자식이 같이 보는 경우도 드물다. 취향이 달라서다. TV공시청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다. 모든 미디어는 퍼스널 미디어로 변했다. 농촌공동체에서 산업화 시대, 정보사회로 진행되면서 윗 세대와 아랫 세대가 같이 할 공통분모가 급격히 줄었다. TV도 같이 안 보는데야 뭘. 특히나 급격한 디지털화는 미디어 이용의 세대 간 단절을 만들었고 결과적으로 문화적 교집합이 줄었다. 공유 영역이 적다 보니 이해와 공감의 양도 당연히 줄어든다. 어린 시절 우리는 선생님을 ‘꼰대’라 불렀다. 1960년대부터 사용되던 젊은 사람들 은어로 선생님, 아버지, 늙은이를 속칭하던 말이다. 죽어가던 단어인 꼰대가 최근 갑자기 각광을 받는 단어가 됐다. 구글 검색량이 2015년 이후 급증하면서 다시 살아난 것이다. 2018년 이후에는 ‘꼰대+라테는 말이야’의 조합이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꼰대가 사회적으로 부활했다. 급기야 2019년 9월 24일에는 BBC가 오늘의 단어로 한국의 ”kkondae(꼰대)”를 선정했다.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으로 설명하였다. 우리말로 이렇게 세
금융은 필요하지만 꼭 은행은 아니다. 1994년 빌 게이츠가 한 말이다. 무서울 정도의 혜안이다. 미디어로 치환하면 좋은 콘텐츠를 보고 싶지만 반드시 지상파 방송일 필요는 없다가 된다. 플랫폼 혁명에서 시작한 생태계 변화는 유통, 금융을 넘어 미디어까지 변할 수 없는 흐름이 되었다. 방통위 조사를 보면 10대는 일상생활의 필수매체로 스마트폰 96.9%, TV 0.1%, 60대는 스마트폰 44.1%, TV 54.3 % 를 꼽았다. OTT이용률은 2019년 52%에서 2021년 69.5%로 급상승했다. 넷플릭스 이용률도 19년 4.9%,20년 16.3%,21년은 24%가 되었다. 기존 방송 내부를 들여다보면 현재 150여 개 유료방송채널 중 대부분이 영화, 드라마, 스포츠, 음악, 오락 채널이다. 다큐채널이 몇 있지만 지상파 다큐를 구매 편성하는 채널일 뿐이다. 보도, 교양, 오락이라는 방송법상의 거시적 장르에서 교양이라 부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찾아볼 수 없다. KBS의 문제는 보도가 야기한 이미지에 있다. 정권과의 관계에서 진보, 보수가 바뀌어도 친여적 보도 태도가 공영방송의 이미지를 훼손해 그 상흔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다른 유료방송채널이 하지 못하는
지난 3월 15일 자 조선일보 동서남북 칼럼에”정권은 바뀌어도 방송은 안 바뀔 것”이란 글이 실렸다. ”공영방송이나 정부, 지자체가 대주주인 방송사들은 언제나 여당 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5월 대통령이 바뀌어도 방송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 기사 내용이다. 보수세력이 집권했으니 공영방송과 정부가 대주주인 방송도 친여 보수적으로 가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노조 등 장애요인이 있어 어렵다는 내용이다. 공영방송은 죄 없다. 공영방송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는 정치인과 정파적 집단 그리고 그에 붙어먹는 일부 경영진과 경영진 희망자들이 문제일 뿐. 왜 보수가 집권했다고 공영방송이 친여 보수적으로 가야 하나? 제발 공영방송이 제자리 잡도록 놔둬라. 욕하고 이용해먹으려 하지 말고. 신문사가 경영하는 종편이나 잘해라. 종편은 극단적인 보수 방송이다. 조선일보는 공영방송의 편파적 방송태도를 문제 삼는데 TV조선의 편파성은 어떠한지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공영방송이라 편파적이면 안되고 종편은 신문사가 운영하는 민영방송이라 극단적 편파성을 가져도 문제없다면 공영이 아닌 민간기업이 만드는 제품들은 불량해도 아무 문제없다는 논리다. 신문과 방송이 만드는 제품은 뉴스와
어느 시민은 필자다. 개인적으론 무심하게 치른 선거였지만 그렇다고 바람이 없었던 건 아니다. 이번이 정치구조와 의식의 개혁이 일어날 적기로 보았기 때문이다. 난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었으면 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이 후보가 민주당 내 기득권 세력이 아니고 후보가 되기까지 민주당 주류의 지지 없이 본인의 경쟁력만으로 후보가 되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시켰다. 민주당 주류세력과 큰 연이 없어 차제에 민주당의 구태가 개혁될 수 있는 기회로 보았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의 높은 지지를 받아 태어났고 국민들은 총선에서도 힘을 실어주었다. 그럼에도 부동산, 조국 사태 등을 보면 소통능력 부재가 심각해 보였다. 민주당 주도세력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 보였다. 문빠 등 비합리적 지지세력이 여론을 호도하는 게 안타까웠고, 기득권자가 돼버린 586 운동권 세력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보였다. 인사를 보면 합리적 중도세력의 포용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엄밀한 의미에서 민주당은 진보가 아니다. 중도보수 내지 좌 지향적 보수이다. 정의당이 진보다.국민의힘은 우편향 보수세력이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몰표가 특정지역은 진보고 특정지역은 보수라고 말할 수 있나? 그냥 당의 뿌리와
현재의 방송법은 2000년에 만들어졌다. 위성방송도 IPTV도 요즘 대세인 OTT도 없던 시절이다. 그 이후 필요할 때 마다 한참지나 땜방하고, IPTV는 같은 방송플랫폼이지만 아예 별도의 법체계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OTT는 법적 개념도 없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발전하면서 전국민의 반 이상이 시청하고 있다. 이번 정부에 바란다. 그동안 논의되어왔던 정책과 법체계를 조기에 마무리하자. 더 잘할려고 시간 끌다 진짜 문제 일으키지 말자. 그리고 새로운 (가칭)미디어발전위원회를 구성해 5년간 균형있고심도깊은 연구를 통해 미래의 미디어정책과 법체계를 준비하자. 지금 연구하고 준비해 5년 이후의 정책을 만드니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벗어나기 쉽다. 영국의BBC는 그렇게해서 세계방송의 교과서가 됐다. 아난리포트와피콕리포트가그예다. 영국이 매번 한 것을 우리라고 못할거 있냐? 정파적 이기심이 항상 문제지. 작년말 국회 언론미디어특위는 활동을 마감하면서 그 운용시기를 2022년 5월 29일까지 연장했다.윤후보 당선 후 그게 구속력을 발휘하기는 난망하지만 논의한 결과물을 활용하자. 새 정부가 해결할 미디어 장책을 압축해보자. 첫째 OTT 등 미래플랫폼의 문제다. 적용법조차 없
여러 번 대통령선거를 겪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여야,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일국의 대통령 후보는 아무나 할 수 없다. 훌륭한 인품과 식견있는 사람의 몫이다. 평생 정치인으로 살면서 그 기회를 갖는 것은 5년에 딱 2-3명뿐이니까. 그런데 이번 대통령 후보를 보면서 감히 나와 비교를 하게 되었다. 5년 만에 내가 인품과 식견이 급성장한 게 아닌데. 시진핑, 바이든, 영국의모리스존슨 수상, 젊은 기수 프랑스의 마크롱도 어느날 갑자기 국가의 지도자가 된 건 아니다. 시진핑은 지방 현, 성의 서기와 성장, 중앙당 상무위원을 거치면서 정치, 행정 수업을 쌓고 공청단과의 권력투쟁 끝에 권력을 잡았다. 정치는 인간행위 중 가장 종합예술이다. 정치인을 폄하하지만 그 정치인 덕에 사회와 국가는 중심을 잡을 수 있다. 훌륭한 정치지도자가 국난을 극복하고 발전시킨 예는 동서고금에 많다. 정치지도자는 국회든 지자체든 다양한 정치경험을 쌓으면서 성장해야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어떤 특정상황에 의해 선거를 이긴다고 갑자기 능력이 생기진 않는다. 뛰어난 스탭도 본인 능력이 떨어지면 활용 못한다. 회사도 뛰어난 CEO에 의해 성장이 좌우된다. 인간이 만든 모든
몇 년 전 중국거지 구걸통의 QR코드가 해외토픽으로 화제된 적 있었다. 중국 SNS인 위챗의 결제서비스다. 중국의 핀테크는 미국을 넘어 세계 1위다. 신용카드도 잘 사용하지 않던 중국의 디지털화는 엄청난 변혁 속에 핀테크의 시대로 성큼 들어섰다. 국가자본주의라 정부가 그냥 밀어붙이면 된다. 아날로그에서 1차 디지털을 거치지 않고 고도 디지털사회로 급이행된 유일한 국가다. 일본은 스스로 잃어버린 30년이라 한탄한다. 1988년 세게 100대 기업에 일본기업이 52개, 톱10 중 8개였다. 미국기업은 IBM과 액슨모빌이 끼어있을 뿐이었다. 2021년 세계 100대 기업에는 소니, 도요타, 소프트뱅크만이 들어있다. 소니도 삼성전자에는 한참 못 미친다. 8, 90년대 일본은 소비자편의성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감각적 디자인으로 세계산업을 선도하며 일본신드롬을 일으켰다. 한마디로 감성제조산업의 극치였다. 그 대단한 소니가 삼성전자에 밀린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사회와 산업의 패러다임을 놓친 것이다. 삼성의 주력제품은 가전이 아니라 반도체와 스마트폰이다. 반도체는 AI,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더 필요한 소재이고 스마트폰은 우리 삶을 지탱해주는 필수불가결한 디
상품, 서비스 등의 공급자(생산자)와 소비자(이용자)를 중개하는 서비스사업이 플랫폼 사업이고 이를 위해 구축한 인터넷 비즈니스 구조가 플랫폼이다. 정보사회와 함께 대거 등장한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인터넷을 매개로 한 온라인 플랫폼이고 디지털 플랫폼이다. 스마트폰에서는 그것이 앱으로 구현된다. 각 분야별로 정보검색의 포털을 비롯하여 새벽배송 서비스의 대명사인 쿠팡과 마켓컬리, 각종 온라인 쇼핑몰, 음식배달, 택시호출, 중고거래, 야놀자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아이템이 플랫폼으로 비즈니스화 되어있고 우린 너무 편하게 이용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에서 온라인 유통의 비중이 50%를 넘었다.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빅히트엔터도 사명을 하이브로 바꾸고 사업구조를 플랫폼 비즈니스로 전환시켰다. 바로 ‘위버스’다. BTS 만이 아니라 글로벌 팝스타인 저스틴 비버도 여기에서 활동하고 있다. 방시혁은 국내 16위 부자다. 쿠팡의 성공사례는 논외로 하고 상장 준비 중인 중고거래플랫폼 당근마켓의 2021년도 추정 기업가치는 3조에 이른다. 제페토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이용자의 90%는 해외에 있다. 포브스가 발표한 2021년 세계 10대 갑부 중 1위 아마존의 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