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비를 맞고도 가지 끝 하나 끄덕이지 않는 플라타너스 나무를 본다. 나무는 큰 줄기 온몸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 검은 상처의 자국은 성한 나무의 몸통보다 몇 배나 더 많아 보인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저렇듯 엄숙하며 고요히 자신의 운명을 지켜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 이런 가치 발견을 위해 나는 새벽길을 걷는다. 문학은 인간의 운명을 탐구하는 것. 앞으로의 인생을 더욱 다각적으로 탐구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에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지 말자. 다산(茶山)은 사약이 언제 배달될지 모르는 유배지에서 차를 즐겼다. 그리하여 호를 다산(茶山)이라고 했을 것이다. 이왕지사 차분한 마음으로 다산(茶山)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다시 꺼내 읽기로 한다. 전라도 강진에서 18년 동안 귀양 살던 다산 정약용이 고향에 두고 온 두 아들과 형과 제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한글로 번역해 편찬한 책이다. 다산은 '두 아들에게 부치는 글'에서 말하고 있다. ‘폐족으로서 잘 처신하는 방법은 오직 독서하는 것 한 가지밖에 없다. 독서라는 것은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고 깨끗한 일일 뿐만 아니라 호사스러운 집안 자제들에게만 그 맛을 알도록 하는 것도…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2일 브리티시 컬럼비아(이하 BC)주를 방문해 재넷 오스틴 주총독, 데이비드 이비 주총리 등과 양 지역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BC주는 캐나다 내에서 유일한 경기도의 자매결연 지역이고, 5월 19일은 자매결연 16주년을 맞는 날이다. 데이비드 총리는 “BC주와 경기도의 협력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웠던 전쟁의 역사 때부터 시작해 지금의 강화된 협력 관계까지 성장했다”고 말했고, 김동연 도지사는 “워킹홀리데이 비자 쿼터 정원이 기존 4천 명에서 1만 2천 명으로 늘었다”면서 “경기도에서 시행 중인 청년 지원 사업들과 워킹홀리데이와 연계해서 협력 방법을 찾아봤으면 한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 보도를 보고 떠오른 두 가지 정책 아이디어를 이 자리를 통해 제안한다. 첫째, 가평전투와 우프(WWOOF)를 활용한 청년 교류다. 가평전투는 1951년 4월 23일부터 사흘간 가평군 북면 일대에서 당시 영연방군 제27여단(영국 미들섹스 대대·호주 왕실 3대대·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2대대, 뉴질랜드 16포병 연대) 장병들이 병력 수가 5배나 많은 중공군의 침공을 결사 저지해 승리를 거둔 전투다. 당시 참전했던…
22대 국회 임기 시작일이 13일 남았다. 통상적으로 새로운 국회 시작 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각종 민생경제 관련 정책 모임 소식을 알리느라 분주하다. 대통령도 총선에서 확인된 민심을 따라가기 위해 국정기조 변화를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이 바로 선진 민주주의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거의 힘’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여전히 ‘대치중’이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더 넓고 더 극단화 되는 형국이다. 역대 총선 중에서 가장 선명한 민의를 보여준 총선 결과는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특히 치솟는 물가와 한계치에 다다른 고금리에 허덕이는 국민의 삶에 반전의 희망을 보여줘야 할 대통령실과 정부는 여전히 민생경제를 ‘방치중’이다. 총선에서 따끔한 회초리를 맞은 대통령실과 국민의 힘, 국민의 압도적 지원으로 국회 1당이 된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다시금 새겨서 난마처럼 얽혀있는 정쟁요소들을 풀어주길 바란다. 특히 대통령실과 여야 모두에 덮여 있는 ‘사법리스크’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임해서 국민적 의혹이나 불신을 해소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은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전향적 모습을 보여야 한다. 채상병 순직과…
미디어는 커머스와 함께 성장해왔다. 초기 신문방송은 직접적 커머스가 아니라 제품의 인지와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광고를 주수입원으로 하였다. 미디어에 커머스가 직접 관계맺음한 것은 1995년 홈쇼핑채널부터다. 이 시기 신문도 통신판매업체에 지면을 통으로 팔았다. ‘95년 케이블 시대와 함께 등장한 많은 채널들은 기업광고유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인포머셜(information + commercial) 이라 부르는 상품 직접판매광고를 통해 그 빈틈을 메웠다. 2분에서 10분 까지의 미니홈쇼핑이다. 미디어 커머스란 말을 쓰진 않았지만 미디어 커머스의 첫번째 모습이다. IT기술에 힘입어 다양한 SNS 미디어가 등장하면서 미디어와 커머스업체의 이해관계가 자연스레 결합됐다. 미디어 커머스는 미디어나 콘텐츠를 활용하여 마케팅효과를 극대화시키는 이커머스를 의미하는 말로 2010년대 들어 사용되기 시작했다. 재래시장 빼고 우리나라 현재 유통구조를 보면 온라인이 50%,백화점이 17%,편의점 17%,대형마트 13%,기업형슈퍼마켓이 3%다. 온라인이 유통의 대세다. 이커머스는(E-Commerce)는 가격 중심의 오픈마켓을 거쳐 편리함을 추구하는 슈퍼앱 시대로 접어들었다. 단일 앱으로
도심 길거리에서 사람이 지나가도 까치가 도망가지 않고 먹이 활동을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설마 까치가 동물보호법이 제정되어 위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알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더 많은 손쉬운 먹이를 위해 나름 도전적 혁신에 나선 것이리라. 스타트업 하기 좋은 곳 10개를 검색하면 실리콘밸리나 런던, 텔아비브 등이 포함되나 한국은 포함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벤처 스타트업이 위험하다는 인식이 크지 않을까 싶다. 새가 나뭇가지에 앉는 것은 나뭇가지가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과 부러져도 날아갈 수 있는 역량 때문이다. AI(인공지능), 바이오, 반도체 등 벤처기업의 성공확률을 높여주고, 실패해도 재기할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더 많이 창업할 것이다. 창업할 때 전문지식을 갖고 협업 가능한 환경이라면 성공확률은 높고 위험은 줄어들 것이다. 과거에는 직장에서 배워가며 숙련되는 도제식 교육이었으나 4차산업 시대엔 창의적 아이디어와 이의 실증이 꼭 필요하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증되지 않으면 투자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초기에 기업이나 개인이 모든 장비를 구축하여 실증하기에는 너무 큰 비용이다. 공공실험실 구축, 협업환경 조성 등이 필요한 이유이다. 미국에는 실
의대 증원 문제가 이슈로 되고 있다. 소아과, 산부인과, 내과, 외과 등 필수의료가 부족하다고 한다. 그래서 정부는 의대 증원을 하려한다. 의대 증원은 의사를 늘린다는 것인데, 의사가 많으면 좋을까. 의사가 많아지면 의료 서비스가 좋아질까. 그리고 어째서 필수의료 의사가 적은 것일까. 북쪽은 남쪽에 비해 의사가 많다. 그러나 의료 서비스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열악하다. 의약품 부족도 있지만, 의사가 과로할 정도로 찾아오는 환자수가 많지 않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응급차 보기도 드물다. 그러면 아픈 사람이 없을까 그렇지도 않다. 가벼운 증상은 자체로 해결한다. 자체로 해결하라고 의사는 구역을 다니며 치료법을 알려 준다. 감기로 병원을 찾는 일도 드물다. 감기는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염으로 병원에 가면 어떤 약을 처방해 줄지 알고 있다. 그래서 집에 아편을 심어 다려 먹기도 한다. 치통으로 고생해도 이를 뽑기를 거부하고 아픈대로 그냥 견디는 사람도 있다. 나는 원하는 진료과를 찾아 치료 받을 수 있는 남쪽의 의료 서비스가 좋다. 북쪽도 그렇게 되겠지만, 이가 아프면 치과를 가고, 어깨가 아프면 물리치료를 받을 수 있어 좋다. 주변에 병원이 있고
최근 수원·용인·화성·성남시 등 4개시가 서울 지하철을 연계하는 ‘경기남부광역철도 기본 구상’을 경기도 제출했다. 4개 도시 시장들은 1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건의서 제출을 위한 공동건의문 서명식’에서 건의문에 서명했다. 이들 도시는 지난해 7월 ‘서울 3호선 연장·경기남부광역철도 기본 구상 및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을 공동 발주한 바 있다. 최적의 노선안도 검토해왔다. 사업의 실현 가능성과 경제성을 높일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연구했다. 그리고 용역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비용대비편익(B/C)은 1.2로 사업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신문(13일자 7면, ‘잠실~화성 잇는 경기남부 광역철도 새 노선 추진’)은 용역 결과에 따른 경기남부광역철도 노선안이 서울 종합운동장역(2‧9호선)에서 수서역(3호선‧SRTㆍGTX -Aㆍ수인분당선)을 거쳐 성남~용인(신봉‧성복)~수원~화성까지 50.7km로 계획됐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10량 전철 대신 4량 정도의 전철을 5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방안도 소개했다. 당초 4개시는 서울 지하철 3호선을 경기 남부로 연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서울 지하철 3호선을 성남 판교, 용인 수지
경기도교육청이 오는 23일까지 교육 현장의 의견수렴과 보완을 통해 입법안을 확정하고, 6월 중 도의회 의결을 거쳐 7월 시행할 계획인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안)’의 일부 내용에 대해 우려가 일고 있다. 통합 조례 대상에 일반 교육공무원까지 포함하고 있는 대목인데, 그대로 시행될 경우 이로 인해 정당한 민원인의 권리가 박탈될 수도 있다는 염려다. 교육청은 입법안 확정 이전에 우려를 충분히 검토, 보완하여 우려를 불식해야 할 것이다. 도교육청은 학생인권조례와 교권보호조례를 통합하고 학부모 권리‧책임까지 아우르는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른바 ‘신(新) 인권조례(안)’에는 ‘학생·교직원·보호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와 책임’, ‘권리와 책임 증진을 위한 교육감과 학교의 장의 책무’, ‘학교구성원의 권리 구제를 위해 구체적 방안’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아 조례를 성안하고 있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지난 9일 토론회에서 도교육청이 처음 공개한 통합 조례안 내용 중에 적용 대상을 학생‧교원뿐 아니라 교육공무원까지 확장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경기신문 취재결과 조례에 적
언제부터인가 저녁시간에 TV뉴스를 보지않고 공중파대신 유투브를 보거나 EBS를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천편일률적인 정부홍보 방송이거나 뉴스의 수준이 저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통령기자회견의 동문서답을 보면서 나는 대통령의 무지와 무능보다 대통령에게 제대로 질문하는 기자를 찾아볼 수 없음이 더 안타까웠다. 소환조사 한번 받지않은 김건희여사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지난 정권에서 치열하게 수사했다”고 눙치고 지나가도 감히 ‘외람되이’‘여쭙지’못하는 기자. 이들이 만드는 뉴스를 어찌 속절없이 고개 끄덕이며 볼 수 있을 것인가? 14일, 대통령의 장모가 가석방으로 출소한다. 349억 은행잔고증명서 위조한 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형기 80%를 채웠단다. 범죄사실을 보면 그냥 사기꾼이다. 영부인은 주가조작으로 23억 불법이익을 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작’, ‘위조’ 같은 단어가 점점 권력자들의 전유물이 되어가고 있다. 허나 이정도는 애교수준이다. 2017년 국정농단 특검에 윤석열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김영철차장검사가 피의자였던 장시호(최순실의 조카)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으면서 시나리오를 주고 모해위증교사를 저질렀다는 녹취록이 터졌다. 검사가 피의자와…
트위터에서는 하이브도, BTS도, 천공도, 심지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이미 단월드가 되어 있다. 국내외의 팬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대형 엔터테인먼트가 특정 컬트의 신조를 콘텐츠 속에 숨겨 배포해 왔다는 음모론은 좀처럼 믿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런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용자들의 글이나 댓글이 실시간으로 삭제되고 있다는 제보들이 있는데,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고, 그래서 걱정이다. 우리 인터넷 세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정보게재자의 권리가 쉽게 경시될 수 있다. 정보서비스제공자는 적극적인 재량 행사를 회피할 수 있다. ‘힘 있는 자’들은 권리침해를 주장하기만 하면 자기가 보기 싫은 글을 남들도 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특정 컬트가 사적 검열을 하려고 든다면 전혀 어렵지 않은 구조다. 언론피해자들의 권리를 더 잘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축소하는 방향으로 게임의 룰을 바꿀 때마다, 온갖 종류의 “사이비”들이 제일 먼저 달려들어 새로운 게임의 룰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사태의 일면이지만, 진실이다. 언론피해를 더 잘 구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법들이 ‘닫힌 사회’에 갇혀 신음하고 있는 숨은 피해자들을 찾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