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위에 자취를 감춘 고추잠자리가 그림 속에서 날아다니고 곱게 물든 단풍과 알록달록 피어난 꽃들까지, 더갤러리가 그야말로 가을로 물들었다. 안산시 상록구의 꿈의교회가 운영하는 힐링 문화공간 더갤러리는 지난 22일 ‘띠앗’ 헤테로토피아 전시의 막을 올렸다. 11월 14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철학자 미셸푸코에 의해 사용된 헤테로토피아를 주제로 하며, 이는 사물들이 완벽한 질서 안에 놓인 ‘유토피아’와는 반대로 사물들이 서로 상반된 방식으로 혼합되거나 중첩된 공간을 말한다. 경기대학교 예술대학원 동문들이 모여 선보인 ‘헤테로토피아’ 전시에는 김선미, 김혜연, 박지유, 배경숙, 오옥랑, 최화련, 허광지, 홍선화 등 8명의 작가가 참여했으며, 각자의 삶에서 느끼고 고찰한 내용을 여러 재료를 통해 작품으로 표현했다. 작가들은 “사실 헤테로토피아는 우리 현실에서 많이 존재하고 있다”면서 “누군가는 남들이 전혀 주목하지 않은 주변적 부분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씨앗으로 또 다른 세계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덧붙여 “이전엔 경험하지 못했던 팬데믹의 늘어져 있던 걸음과 생각들을 새로운 시간과 공간으로 이동해 작품 속 헤테로토피아를 경험하길 바
하늘북 상·하/이재운 글/선/376쪽/15,000원 ‘천지개벽이 일어났구나. 다만 인개벽은 이제 시작되고 있다.’ 이재운의 장편소설 ‘하늘북’은 곪고 곪은 종기처럼 터져버린 동학농민군이 궤멸당하고 일제가 시시각각 밀려들어오던 시절, 우리 한민족 역사상 가장 극심한 재앙기에도 백 년 뒤의 밝은 미래를 내다보며 꿈을 잃지 않던 선각자, 철학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임진왜란을 앞두고 당시 선각자, 철학자들이 나섰듯 ‘소설 토정비결’의 작가 이재운이 도탄에 빠진 인류를 구원할 신인을 찾아 정역을 전달하려는 구한말 선각자, 철학자들의 처절한 몸부림을 그려냈다. 구한말, 무능한 왕실과 타락한 조정으로 백성은 도탄에 빠지고, 금수강산은 청(淸)나라 군대와 일본 군대에 짓밟히고 하늘마저 슬픔에 잠긴 시절이었다. 당시 일본을 개화시킨 인물 중 자유(自由)라는 말을 만들어낸 후쿠자와 유기치는 김옥균, 박영효, 홍영식, 유길준, 윤치호, 서재필, 서광범을 제자로 기르며 조선의 개화를 간절히 염원했다. 하지만 개화파들이 일으킨 갑신정변은 무산되고, 김옥균 등은 참수형을 받아 그 꿈이 사라지자 후쿠자와 유기치는 “조선 인민을 위하여 조선 왕국의 멸망을 기원한다. 인민의 생명도,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