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외고 시험문제 유출’ 파문… 학생·학부모 대혼란

2007.11.12 22:15:09

합격생 47명 재시험 통한 재선발 유력 검토
“선의의 피해자 생겨선 안돼” 학부모 애간장

경기도교육청이 문제가 유출된 김포외고의 시험결과 처리를 놓고 3가지 방안을 집중 검토 중인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재 서울목동J학원의 합격생 47명을 불합격 처리하고 이 인원만큼 재시험을 통해 다시 선발하는 방안을 가장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도교육청은 오전부터 공식 대책방안을 발표하겠다며 기자회견 시간을 갈팡질팡 변경하다 오후 4시40분쯤 이상덕 교육국장 주재로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결국 뚜렷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도교육청 해결책 없는 발표 비난

도교육청의 대책발표가 미뤄지고, J학원 합격생 47명 불합격 처리 및 재시험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은 큰 혼란에, 불안함과 착잡함을 금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또 명지외고와 안양외고 응시생들이 탄 버스에도 같은 유인물이 배포됐다는 J학원 관계자의 진술에 대해 도교육청은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어 수사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의혹 규명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어 학부모들은 애만 태우고 있다.

이날 오후 2시쯤 김포외고 합격생 학부모 10여명은 도교육청을 항의 방문, 도교육감의 답변을 듣고자 시도했다. 하지만 김진춘 교육감의 부재로 이상덕 교육국장에게만 의견을 전달하고 돌아갔다. 이 자리에서 학부모들은 “선의의 합격자들까지 재시험을 치르는 피해를 줘서는 안된다”며 “재시험을 반대한다”는 사실을 강하게 전달했다.

이날 모인 학부모들은 “137명의 합격생 중 문제 지역과 상관없이 정당한 경유로 합격한 아이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며 “재시험 여론과 관련해 이미 합격한 아이들에게 시험을 다시 치르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도교육청의 효율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하지만 이 교육국장은 “관련 내용은 이미 다 알고 있으며 합격생들의 입장을 존중하는데 최선을 다 하겠다”며 “결정된 사항도 없는데 미리 와 면담 요청을 하면 득 될 것도 없고 방향이 바뀌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할 뿐 아무런 대책 표명이 없어 학부모들로부터 비난을 샀다.

전교조 경기지부는 오후 2시부터 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진춘 교육감은 김포외고 문제유출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고 특목고 확대정책을 폐기하라”고 주장,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전교조는 “특목고는 사교육 열풍의 진원지이자 입시기관으로 전락했으며 입시 과열로 일선 학교와 학원의 유착설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며 “특목고 설립인가를 엄격히 제한하고 편법 운영한 학교에 대해선 일반계고로 전환할 것”을 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타 학교 유출 문제, 어디까지인가

‘김포외고에서 유출된 문제가 명지외고와 안양외고 응시생들이 탄 버스에도 배포됐다’는 경찰 수사에 대해 해당학교는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타학교까지도 중복 문제 출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파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까지 도내 9개 외고의 일반전형 시험문제는 해당 학교에서 자체 출제해왔으나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우려 때문에 올해부터 공동출제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올해부터 새 유형의 문제를 접하면 학생들이 혼란스러워할 것을 대비해 자체출제 50%, 공동출제 50% 비율로 시험을 치룰 것을 권장했다. 그러나 이는 권장사항일 뿐이다. 때문에 “공동출제문제 비율이 제각각으로 중복 문제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은 사실 있다”는 것이 도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타 외고로 유출됐을지에 대한 상황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란 의미다. 하지만 의혹 규명에 대해서는 제자리 걸음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김포외고, 안양외고, 명지외고 이외의 유출 건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는 입장”이라면서도 “현재 경찰에서 문항별 점검을 통해 그 외 학교의 유출 현황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김포외고 사태 재발 방지책은.

이번 사태를 두고 한 입시 전문가는 “특목고 광풍이 학원과 학교간 이러한 부정까지 낳게 했다”며 “시험문제 유출 소문은 다른 학원 등도 파다하게 퍼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목고 인기몰이 현상으로 관련 학원도 많이 생겨는데 이는 특목고 입학 시험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출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또 “유명 학원의 학생을 유치하려는 학교, 명문학원으로 올라서기 위해 명문고에 자신의 학원생들을 많이 보내려고 하는 이해관계 등이 얽혀 이러한 사태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원서접수가 시작된 일반계 고교의 입시일정은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현재 규정상 일반계고교 입시 원서접수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김포외고 합격생들이 차후 재시험 등으로 불이익을 볼 경우에 대비한 대책도 별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최지현 기자 cj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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