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를 지키려는 사립 유치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공교육 기반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초등학교 병설유치원 학급 신·증설시 사립유치원 반발<본지 11월30일자 7면>로 곳곳에서 병설유치원 증설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안성 공도읍 소재 양진초등학교는 현재 2학급에 총 70명의 정원으로 병설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주변 학부모들이 학급수를 늘려달라는 여론을 받아들여 지난 7월20일 2008학년도부터 2학급을 증설해 운영한다는 계획으로 안성교육청에 학급수 증설을 신청, 교실까지 확충해 놓고 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이 유치원의 계획은 현재 백지화 위기에 놓였다.
당왕동 소재 비룡초등학교도 지난 7월21일 병설유치원 학급수를 2학급(70명)에서 1학급(종일반)을 늘려달라고 안성교육청에 신청했으나 이에 대한 인가도 마찬가지다.
이들 학교의 병설유치원 학급수 증설 인가가 늦어지는 것은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 등이 “사립 유치원 등에 결원이 발생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무조건 교육기관만 신·증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으로 병설유치원 학급수 증설에 집단 반발하기 때문이다.
지역교육청에서도 사설유치원의 민원이 거센 가운데 이를 수용해 무리하게 인가를 내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병설유치원에 자녀를 입원시키기를 희망하는 학부모들은 입장이 다르다.
지난 11월30일 사립유치원 반발에 지역교육청이 병설유치원 증설 계획 인가 취소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안성교육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병설유치원 학급수 증설 인가를 내달라는 입장이다.
이날 교육청을 항의방문 한 한 학부모는 “형편이 좋은 가정의 자녀들은 사립유치원을 다니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병설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지역교육청이 사설유치원의 영리를 생각해 병설유치원의 학급수를 늘리는 것을 막는다는 것은 말도 않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성교육청 관계자는 “교원확보 등과 함께 검토 중이지만 한쪽만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일이 생길 수 있어 100%만족은 아니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정식 인가 절차는 1월 안으로 밟으면 돼 그 안에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병설유치원 신·증설 인·허가는 학교가 지역학부모 여론을 수렴해 지역교육청에 신설 및 학급수 증설 등을 신청하면 지역교육청은 타당성검토를 통해 계획을 수립, 도교육청에 계획확정 자료를 최종 제출 하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지난 9월 안성교육청으로부터 원아수용계획을 제출 받아 10월 “증설할 경우 교원 확보가 가능하다”고 답변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급수 증설 신청을 한 병설유치원 등은 추가 모집은 못하고, 현재 기존 학급수 정원으로 2008학년도 원아를 모집하고 있다.
한편 앞서 10월30일 교육인적자원부는 현행 만3세부터 취원할 수 있는 아동의 연령을 0세로 확대하는 방안 등의 내용이 담긴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한 정책 결정 여부를 검토, 공청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보육업계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취원 아동 연령 확대 부분은 전면 백지화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