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찾아 오셨습니다.”
수원시 장안구 연무동 제3투표소가 마련된 창룡중학교에는 투표사무원들이 투표소를 잘못 찾아온 주민들을 잇따라 되돌려 보내는 풍경이 연출.
이날 이른 아침 투표소를 찾은 김광섭(58) 씨는 ‘돌아가라’는 직원의 안내에 의아한 표정.
김 씨는 “수십년 동안 선거 때마다 이곳에서 투표했기 때문에 이번 대선에도 당연히 이곳에서 투표하는 줄 알고 왔다”며 “투표소가 바뀐 줄은 몰랐다”고 멋쩍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려.
이곳에서 투표업무를 지원하고 있는 이동식 투표사무원은 “이번 선거부터 이 지역의 투표소가 둘로 나뉘게 됐는데, 안내문을 확인하지 않고 온 몇몇 주민들이 되돌아 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투표구를 확인해 줄 것을 당부.
○…19일 오전 5시57분 부천시 원미구 중2동 제4투표소가 마련된 심원초등학교 1학년 4반 교실 앞에는 투표시작 전이지만 등산복을 입은 노부부를 비롯한 60~70대 노인들이 일찌감치 투표소를 찾아 부지런함을 과시.
등산복 차림으로 가장 먼저 투표를 한 장철민(72)·이중연(67) 부부는 “우리나라 대통령을 뽑는 날인데 어제부터 잠이 안왔는데 아무쪼록 밝은 나라 좋은 나라를 만드는 대통령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밝힌 뒤 “일찌감치 투표를 하고 소래산 등산을 할 계획”이라고 밝혀.
○…오전 7시쯤 화성시 병점2동 제1투표소인 안화초등학교에는 투표를 마치고 스키장을 가려는 가족단위 투표객들로 혼잡.
주로 20~30대 젊은 부부들은 아침 일찍 투표를 마치고 스키장을 가려는 듯 옷차림이 모두 스키복 차림. 이들 부부들의 어린 자녀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투표소 안팎은 한 때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로 한동한 웅성웅성.
3명의 가족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권순조(28) 씨는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인근 스키장을 갈 생각으로 아침일찍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해.
○… 주권 행사를 위해 멀리 충청남도 부여에서 부천까지 찾아온 노부부가 있어 눈길.
오전 8시40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2동 심원초등학교 제4투표소에서 충남 부여에서 올라온 민병창(80), 이경열(76) 노부부가 주권 행사. 이들 부부는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부천으로 돼 있지만, 실 거주지가 충남 부여에 있어 선거 전날 버스를 타고 올라와.
이들 노부부는 “나라님을 우리가 뽑는데 적극 동참해야된다”며 “투표를 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권리와 의무이기 때문에 당연히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62.9%로 역대 대선 중 최저의 투표율을 기록한 ‘17대 대선’. 이번 대선의 저조한 투표율은 각 개표소의 개표상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수원시팔달구개표소는 전체 4만9천759명의 선거인 수 중 절반에 가까운 2만3천242명이 아예 투표자체를 포기, 2만6천517명 만이 투표.
이런 저조한 투표율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이번 대선은 그만큼 찍을 사람이 없던 대선인 것”이라고 분석.
○…19일 한창 개표가 진행 중이던 오후 8시 15분 수원시팔달구개표소(인계초등학교)에서는 표를 분리하던 전자개표기 2대가 연달아 고장나며 말썽.
기호 5번 심대평 후보의 표를 분리하던 개표기가 8시 15분경 고장이 나자 선거관리 관계자들은 3분만에 기계를 고치며 발빠르게 대응.
하지만 5번 기계를 고치자마자 바로 기호 1번 정동영 후보의 표를 분리하던 기계가 연이어 고장나 관계자들 긴장.
선거관리 관계자는 “기계가 잘돌아가는 지 확인하기 위해 어제 리허설도 했다”며 “해설 때는 멀쩡하던 기계가 정작 멀쩡해야 할 실전에서 말썽을 부리고 있다”고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