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시켜준다” 속여 수십억 갈취

2011.06.15 19:35:48 14면

67명에 10억2천만원 받아 챙긴 기획사 대표 입건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대학 신입생들에게 고금리의 학자금대출까지 받게 하는 등 수십억원을 뜯어낸 모 기획사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는 15일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수십명으로부터 1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로 모 기획사 대표 박모(31)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지난해 8월 서울 역삼동에 기획사 사무실을 차린 뒤 연예인 지망생 정모(22·여·대학생) 씨에게 데뷔를 시켜주겠다며 보증금 명목으로 3천600만원을 받아 가로채는 등 최근까지 같은 수법으로 67명에게 총 10억2천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박 씨는 연예인 지망생 2명의 명의로 2곳에 기획사 사무실을 차린 뒤 모 캐스팅 사이트에 프로필을 올려놓은 연예인 지망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신인 걸그룹 멤버와 연기자를 모집하니 오디션에 참가해 보라”고 접근, 지원자 전원을 100% 합격시켜 그들과 일명 ‘디폴트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디폴트 계약이란 연습생의 소속사 이탈을 막기 위해 보증금을 받은 뒤 6개월이 지나거나 그 안에 데뷔하면 돌려주는 계약 방식이다.

그러나 박 씨는 이들 가운데 단 6명만 데뷔시켰고 나머지는 6개월이 지나도 돈을 돌려주지 않은 채 개인 빚을 갚는 등 보증금을 모두 사용했다.

지난 2월 유일하게 대뷔한 모 걸그룹 6명은 공중파 방송에 3차례 출연하는데 그치고 활동을 중단했다.

특히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20대 초반 대학생들로 학자금 명목으로 제2금융권과 대부업체를 통해 연이율 25~44% 높은 이자의 대출을 받아 보증금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피해자 중 일부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학업을 포기하고 유흥업소에 취직하거나 자살을 시도한 대학생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들 뿐 아니라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한 포털사이트에 ‘디폴트 피해자모임’이라는 카페를 만들어 추가 고소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외에도 50여명의 연예인 지망생들이 7억원 가량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박 씨에 대한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중이다.

/박광수·오영탁기자
오영탁 기자 oyt@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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