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 남자들, 정권 성공 위해 ‘백의종군’

2012.12.23 21:22:06 4면

공신들, 차기정부 구성에 ‘걸림돌’ 현실적 무게
안대희-김무성-김성주, 해단식 전후 사무실 철수
이학재 “임명직 안맡겠다… 국회의원 직분으로”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정권 인수 및 차기 정부 구성에 본격 돌입하면서 박 당선인 측근들이 정권성공의 밀알을 자처하며 잇따라 ‘백의종군’에 나서고 있다.

이는 박 당선인이 당선 첫 일성으로 국민대통합을 위해 지역·성별·세대를 아우르는 대탕평 인사를 단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자칫 측근이나 공신들이 ‘걸림돌’이 돼서는 안된다는 현실적 무게가 더해지고 있는데다 인수위부터 논공행상이나 측근 계파인사의 논란, 권력투쟁 등에 휘말려 정권 출범과 국정과제 추진의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때문이다.

이미 중앙선대위 해단을 전후로 안대희 정치쇄신특위위원장과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 김성주 공동선대위원장은 여의도당사 사무실을 비웠다.

안 위원장은 주변 인사들에게 “위원장 임무가 끝났으니 떠나는 게 당연하지 않느냐”며 선거일 전날인 지난 18일 사무실을 비운데 이어, 선대위 ‘현장·군기반장’ 역할을 해온 김 선대본부장은 해단식 직후 자신의 사무실 문 앞에 “이제 제 역할이 끝났으므로 당분간 연락을 끊고 서울을 떠나 좀 쉬어야겠습니다. 도와주신 여러분께 저의 마음속의 큰절을 받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메모지를 붙여놓고 짐을 꾸렸다.

박 당선인의 측근으로 ‘그림자 수행’을 해온 이학재(인천 서·강화갑) 의원도 지난 21일 정권인수위원회를 포함한 새 정부에서 일체의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나서 잔잔한 감동과 함께 물꼬를 텄다.

이 의원은 “인수위의 직책을 전혀 안맡기로 했다”며 “이제 저는 그동안 맡아왔던 ‘비서실장 이학재’ 역할에서 물러나 원래 제가 있었던 국회의원의 직분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난세에 업을 이루었으니 나라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인재들을 세상에서 널리 모아야 할 것”이라면서 “그들이 기꺼이 뜻을 합칠 수 있도록 저는 뒤에서 돕고 오늘 이 순간부터 일체의 임명직 직책을 맡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18·19대 총선에서 내리 당선된 재선 의원으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과 경선후보 비서실장에 이어 대선후보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한편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 “새정부가 출범하면 언제나 주도세력들이 인사·권력을 독점하는 바람에 꼬이기 시작했다”면서 “따라서 정권 출범에 역할을 했던 분들은 정권 초기에 2선 후퇴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김경재 전 선대위 국민대통합위 기획특보도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친박 가운데 중요하고 핵심적인 일을 한 사람,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아는 사람들이 그 옆에 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너무 많이 가 서클을 만들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춘원 기자 lc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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