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정당’ 새누리당에 지난 1년간 개혁과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이 27일 당을 떠나 본업인 홍보전문가로 원대복귀했다.
조 본부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직을 알리고 “전문가의 영역이 정치 쪽에서는 보잘것 없었는데 박 당선인은 전문가 영역을 존중하는 큰 역할을 해줬다”고 감사의 뜻을 대신했다.
지난 1월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에 당시 외부인사로는 처음으로 홍보기획본부장에 임명된 조 본부장은 등장부터 찬반 논란이 엇갈렸다.
그는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등의 광고 카피로 유명했던 그는 검은 점퍼 차림에 머플러를 두르고, 덥수룩한 수염까지 기른 채 등장, 취임 기자회견에 임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특히 조 본부장이 “한나라당을 지지하지 않았던 사람이다”, “한나라당이 미쳐야 변한다” 등의 튀는 발언으로 눈길을 모았고,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개칭하거나 당 상징색을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꾸려 하자 당내 및 지지자들로부터 거친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이같은 당명을 제안하자 “강아지 이름같다”,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 등 거부감을 드러냈으며, 빨간색 ‘컬러 마케팅’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에서 빨간색은 6·25전쟁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공포다” 등의 이유로 ‘보수정당’답게 거세게 반대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하지만 조 본부장이 제안한 당명이나 당색은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문가의 말을 듣는 게 좋겠다”고 설득하면서 모두 수용돼 일단락됐다.
박 당선인의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개발,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이라는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데도 그는 선뜻 홍보인으로의 복귀를 택했다.
조 본부장은 “정치인으로 남는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내 역할을 다했으니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지난 30년간 제 직업에 자부심을 가졌지만 회의적 삶도 살았는데 그런 저에게 새누리당은 전문가의 길이 얼마나 아름답고 멋진 길임을 세상에 알려줬고, 커다란 자긍심을 선물해줬다”고 강조했다.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 본부장은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으며 당사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