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희상(의정부갑) 비상대책위원장이 2016년 실시될 20대 총선의 불출마를 사실상 선언, 당내 계파주의 청산에 ‘올인’하고 나섰다.
문 비대위원장은 17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저는 정치적 인생의 꿈이 없다”면서 “다음 대표, 원내대표 나갈 사람도 아니고 다음 국회의원 나갈 사람도 아니다”라며 차기 총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비대위원장) 끝날 때 ‘저사람 엄청나게 혁신하려 노력했구나’라고 기억되길 바란다”며 “마지막 일에 필생의 각오로 이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1945년생으로 5선 의원인 문 비대위원장은 20대 총선 때 70대에 접어들게 되면서 ‘비대위원장 임무’에 정치적 배수진을 치겠다는 결기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미워할 것은 ‘친노’(친노무현)란 이유로, ‘비노’라는 이유로 그들을 미워하는 우리들 속의 당파적 심리, 당파주의”라고 규정하면서 “이걸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면서도 “친노니 비노니, 주류니 비주류니 기본적으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 친노 아닌 사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안 팔고 국회의원 된 사람이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내 평생 두려운 두 가지는 하나는 치매이고 하나는 편견이다. 편견이라는 그늘이 머릿속에 있으면 유연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며 “서로가 서로에게 ‘저놈 탓이야’ 하면 아무것도 안된다. ‘제탓이다, 제탓이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가 이기면 뭐하나. 만경창파 조각배를 타고 선장 누구 하나를 놓고 싸우다 난파선 돼 빠지면 다 죽는다”며 ”민주당이라는 배가 일엽편주처럼 간당간당하는데 뒤집히면 아무 소용이 없다. 누란의 위기, 벼랑 끝에 섰다고 생각하면 하나가 돼야 하며, 죽기를 각오해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 출범 이후 대선 패배에 따른 ‘사죄·참회’의 회초리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데 대한 냉소적 비판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쇼로 보일 수 있다”면서도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해 잘하려고 했다. 이름을 부르기도 외람된 권노갑, 김원기, 임채정, 정동영 이런 분들이 다 나와 무릎 꿇고 절하는 것을 보고 쇼라고 한다면 그분은 어느 당 출신인가”라며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