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폐지 서명운동이 이틀만에 서명자 2만6천여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확산되면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폐지 서명운동이 확산과 함께 국민연금연구원이 현재 세대는 낸 연금보험료보다 2~10배 많은 급여를 받는다는 보고서를 내놓자 국민연금 유지를 위한 명분 강화용 꼼수라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11일 한국납세자연맹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시작한 국민연금 폐지 서명운동에 이날 오후 4시까지 2만6천479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서명 후 덧글을 통해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불만들을 나타냈다.
납세자연맹은 특히 공지사항에서 연봉 2천500만원 납세자는 보험료의 9%를, 연봉 10억원의 납세자는 실효보험료가 0.22%에 불과해 역진적이라고 지적하며 국민연금 폐지 논쟁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연금 폐지를 둘러싼 시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시민 김모(31·여)씨는 “집값에 이자와 살인적인 물가 등으로 당장 살기도 힘든데 빚을 내 연금보험료를 납부하는 실정”이라며 “현재가 있어야 미래가 있고, 노후도 있는 만큼 수급액이 턱없이 줄어든다며 매번 인상을 합리화할 게 아니라 더 늦기전에 국민연금폐지를 공론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모(43)씨는 “20여년 뒤에 고작 20만~30만원 받자고 이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는만큼 폐지하는게 낫다”며 “본격 수급자도 없는데 2050년도 안돼 기금 고갈이 예상되는 국민연금이 왜 필요하냐, 독촉하기에 바쁜 연금관리공단 운영비만 줄여도 복지비용을 충당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지논쟁이 불붙은 가운데 현재세대는 모든 연령이 납부한 연금보험료보다 많은 연금을 받을 것이라는 국민연금연구원의 보고서 발표도 도마에 올랐다.
연금연구원의 ‘국민연금 세대간 회계 : 방법론 및 모형개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가 납부하는 연금보험료 대비 받는 연금 급여 비율을 뜻하는 ‘수익비’는 18세가 2.02배로 가장 낮았고 40세, 55세, 60세는 낸 돈보다 2.20배, 2.26배, 3.61배 많은 급여를 받았다.
80세(1928년생)의 경우 10.79배에 달했다.
연금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유지하면 미래세대의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커질 것”이라며 “건강보험과 장기요양제도 역시 2004년 보험료 인상에도 불구하고 조정이 불가피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납세자연맹은 “국민연금을 폐지해 적립금을 이자쳐서 돌려주면 가계부채가 축소되고 민간소비는 증대돼 양극화도 해소된다” 며 “우리나라 경제문제를 해소할 대책으로 국민연금폐지 만큼 좋은 대책이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