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만에 또… 불안해서 못살겠다”

2013.05.02 21:34:50 22면

사고 소식에 행인들 뜸해
집안에서 사태 방향 주시
시민단체 비난 여론 거세

삼성 또 불산 누출 주민들 반응

“불산 누출 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석 달여만에 또 다시 같은 장소에서 불산이 누출되다니 정말 큰 사고가 터지기전에 이사를 가던지 불안해서 살수가 없네요.”

동탄1동에 거주하는 김모(29·여)씨는 “산후조리원에 있다가 오늘 퇴원해 집에 왔는데 삼성전자에서 또 다시 불산이 누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황당했다”며 “집안에 모든 창문을 닫고 있지만 그래도 너무 불안해서 사태가 좀 진정되면 바로 친정에 내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화성시 반월동 삼성전자 반도체 화성공장 생산 11라인에서 발생한 불산 누출사고는 지난 1월 27일에도 불산 배관교체 작업중 불산가스가 두차례 누출돼 1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일어난 장소와 동일한 곳에서 발생해 인근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었다.

동탄1동 인근 A부동산 대표 함모(36·여)씨도 “생명을 위협하는 이같은 대형사고가 벌써 두번씩이나 동일한 장소에서 발생했는데 누가 이곳에 집을 얻어 살겠냐”며 “당장 나부터라도 공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말했다.

불산 누출 사고가 알려지자 화성사업장 인근 마트는 물론 버스정류장을 찾는 행인조차 눈에 띄게 줄었다.

사고현장 인근 G편의점 직원 박모(26)씨는 “지난번 사고가 잊혀지기도 전에 똑같은 사고가 난 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매번 사고가 터질 때마다 경미한 사고로 안전하다고 말하는데 이러다 대형사고라도 터지면 그때도 안전하다고 말할지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사고현장인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앞은 평소보다 2배가량 많은 삼성 직원 10여명이 정문에서 외부차량 진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삼성전자 직원 A씨는 “화성사업장에 근무하는 동료로부터 똑같은 사고가 연달아 발생해 무섭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다른 사업장 근무 직원들도 이러한 사고가 날까 불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직원 B씨도 “사고 발생 지점에서 떨어진 곳에 일하고 있어 사고가 난지 몰랐다”며 “사람이 다치는 사고가 났는데 회사가 직원들에게 사고 사실을 알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단체들도 분노와 함께 삼성을 한목소리로 비난했다.

장동빈 경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사고 이후 유해화학물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했는데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민·관이 함께 사고 원인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채인석 화성시장은 오후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환경담당 공무원들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방문, 사고경위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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