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덮개·교량 표지판 등 돈 되는 공공물품 도난 잦다

2013.05.26 20:54:08 22면

수원시, 외곽도로 철·구리 제품 피해 수억원 추정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에 지자체가 설치·관리하는 공공물품이 도둑들의 표적이 되면서 애꿎은 예산만 축내는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6일 수원시에 따르면 최근 도로와 교각 등에 설치된 공공물품 상태 파악 결과, 가로수마다 설치된 나무 밑둥 덮개(가로수 보호대)와 가로등 단자 박스는 물론 구리로 만들어진 교량 표지판까지 뜯겨져 나가는 등 인적이 드문 곳의 공공물품이 사라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처럼 철제나 구리로 구성된 공공물품이 사라지는 것을 고물로 처분하기 위해 뜯어가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되팔아 현금화하기 어려운 돌이나 플라스틱 재질로 교체하는 것 외에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 시를 통과하는 경부선 철도 옆으로 의왕시와 영통구를 연결하는 덕영대로에 식재된 수백그루의 가로수 바닥은 주철 재질의 가로수 보호대가 거의 모두 사라진 상태였다.

사라진 가로수 보호대는 개당 약 30만원으로 이 도로 가로수에 설치된 500여개만 해도 1천500여만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로수 보호대 도난은 비단 덕영대로에만 그치지 않고 서부우회도로와 매송고색로 등 시내 외곽의 한적한 거의 모든 도로에서 나타나 모두 합치면 수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가로등의 전력 공급 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가로등 전력 단자 덮개도 철제로 구성돼 도난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했고, 성균관대역 주변 밤밭지하차도에는 지하차도의 이름을 표시한 구리재질의 교량표시판까지 사라진 상태다.

주민 이모(56·율전동)씨는 “출·퇴근길 지나는 밤밭지하차도의 명표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진 걸 보고 요즘 세상이 먹고살기 힘들기는 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어느 한사람의 도둑질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세금이 다시 투입돼야 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가로수 보호대의 경우 고물로 처분할 경우 개당 2만~3만원은 받을 수 있어 IMF 이후 없어지는 일이 잦았는데 요즘은 돈이 되는 공공물품은 뭐든 가져가는 것 같다”며 “최근 공공물품은 플라스틱이나 석재로 설치해 도난을 예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저작권자 © 경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974-14번지 3층 경기신문사 | 대표전화 : 031) 268-8114 | 팩스 : 031) 268-839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엄순엽 법인명 : ㈜경기신문사 | 제호 : 경기신문 | 등록번호 : 경기 가 00006 | 등록일 : 2002-04-06 | 발행일 : 2002-04-06 | 발행인·편집인 : 김대훈 | ISSN 2635-9790 경기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0 경기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kg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