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해고될지… 힘없는 작업자만 죽을 맛”

2013.09.01 21:42:26 23면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공사중단 현장
공사순연 통보 후 일부만 남아 마무리공사 ‘적막’
“수백명 거리로 내몰다니 너무한 것 아니냐” 분통

“지난해 작업자 한명이 사고로 숨지면서 일시 중단됐던 공사현장이 1년도 채 되지않아 또다시 내부적인 이유로 공사를 중단한다니 대기업의 횡포아닌 횡포에 힘없는 작업자들만 죽을 지경이네요.”

지난달 30일 오후 1시쯤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공사현장 인근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연신 담배를 태우던 A씨는 “아직까지 남아서 작업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다른 하청업체 직원들처럼 언제 해고될지 모르니 투잡을 알아봐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지난해 말 공사현장에서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 작업하던 동료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도 계속됐던 공사를 갑작스레 중단해 수백명의 하청업체 직원들을 거리로 내모는 것은 아무리 힘센 대기업이라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은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 내부설계변경에 따른 공사순연을 통보, 수백명의 하청업체 직원들 중 일부는 다른 공사현장으로 옮기거나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졸지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작업자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공사현장 주변에서 만난 B씨는 “한달 전부터 작업자들이 하나둘 떠나 일부 작업자들만 남아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며 “20년 가까이 공사현장에서 일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말했다.

C씨도 “막상 하루아침에 함께 일하던 작업자들이 떠나니 불안하긴 마찬가지”라며 “누가 먼저 잘릴까 눈치보며 하루라도 더 일하기 위해 서로 눈치보기 바쁜 신세”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공사중단 직전인 이날은 내부공사 중인 일부 작업자를 제외하곤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다 곧 흉물로 장기간 방치될 건물엔 적막감까지 감돌고 있었다.

한편 CJ㈜제일제당이 조성 중인 CJ제일제당 통합연구소는 현재 일부 외부공사 및 감리작업을 제외한 나머지 공사는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지역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수원시 등이 대책 마련에 부심한 상태다.
이상훈 기자 lsh@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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